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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분 망치는 피서지 공중도덕

피서지 공중도덕

등록일 2007년08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공중도덕’이라는 용어가 있다. 「공중의 복리를 위해 서로 지켜야 할 덕의」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말이다. ‘공중’이란 일반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즉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발생하는 것들에 대한 복리질서를 말한다. 요즘 같은 피서철은 해안가나 계곡 등의 특정장소로 사람들이 몰린다. 가뜩이나 불쾌지수 높은 여름 한낮에 스트레스 많은 직장과 생활에서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편익시설이나 안전사고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불안속에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반면 우리지역 내에서 보내는 피서는 얼마나 만족스러운가. 시행정은 ‘대민서비스’라는 구호를 걸고 이름없는 계곡에도 편익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만족을 이끌어내려 노력중이다. 피서지에서의 바가지 상혼이나 범죄행위도 예전보다는 많이 누그러졌다. 하지만 형식적인 관리나 단속, 이기적인 행위 때문에 종종 불쾌하기도 하다. 천안의 대표적인 계곡은 대부분 상인들의 불법적인 상술로 혼탁해져 버린지 오래다. 깊은 산속의 계곡물을 찾으면 온갖 평상이 자리잡고 앉았다. 주변 음식점들이 좋은 자리에 평상을 놓고 손님맞기에 분주한 탓이다. 이른바 자릿세라고 하는 것이 버젓이 성행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 1년에 한 번뿐인 휴가를 망치기 싫어하는 속성상 가족단위 피서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몇만원이나 되는 음식을 시키고서야 평상을 얻고,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다. 대동강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을 만나기가 어렵지 않은 것이다.너른 하천에도 갖가지 문제점이 노출돼 있다. 매운탕을 끓이기 위해 잡은 고기를 아무데서나 손질하고,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것도 모자라 불까지 피우는 사람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게다가 화장실문화는 우리사회가 공중도덕의 미개인임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천안시의 경우 시에서 마련한 수십개의 간이화장실이 피서지를 불결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십, 수백명이 모여드는 냇가에서 공중화장실은 얼마나 필요한 시설인가. 그럼에도 일부 이용객들이 문짝을 부수고, 악취가 진동하는 화장실로 만들어놓는 풍경은 올해도 그대로 재현됐으리라. 공중도덕은 자기의 행동대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이다. 남을 배려하는 피서지문화가 그립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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