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경/37·아마추어사진 작가
어느날 문득 ‘사진’에 관심갖게 된 후 경력 9년차에 접어든 이은경(37·성황동)씨가 불가리아의 한 국제사진공모전에서 ‘특별상’을 받아 화제다. 그것도 천안 관내에서 4번의 동우회, ‘아우라’전만 가졌던 우물안 개구리가 세계에 도전한 첫 출품작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지난 5월11일부터 한 달간 열린 불가리아 플레벤시 주최의 ‘제5회 PHOADR Biennial 2007’은 영국, 벨기에, 독일 등 19개국 작가 110명이 950여 작품을 출품한 세계적 비엔날레다. 불가리아 공모전은 테마, 단컷, 아마추어학생 등 3개부문 상과 함께, 전체를 놓고 대상과 이씨가 받은 특별상이 영예로 주어지는 대회다. 이 대회 공모전이 이씨에게 사진성격과 시의성, 주제에 부합하다고 판단, 종이상자로 만든 카메라에 바늘구멍을 뚫는 ‘핀홀카메라’ 방식의 독특한 기법으로 촬영한 작품을 제출했다. 이씨의 강점은 가장 일상적인 현상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재능에 있었고, 이번 작품도 익숙한 피사체를 낯설게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 것이 주효했다. “길을 걸어다니다 보니 차에게는 편한 길이지만 나에겐 불편한 길임을 느꼈죠. 생각이 깊어지자 오히려 인간이 정체성을 잃고 소외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자신이 늘상 다니던 길이 낯설어 보이며, 그같은 느낌을 카메라 앵글에 적나라하게 담았다. 핀홀기법에 따라 사람이 지나간 길은 형체없이 흔적만 담긴 사진이 만들어졌고, 길도 변형돼 낯선 길로 변했다. 순천향병원 뒷길이나 온양나들이, 도서관길, 태조산 도로, 성정지하도 등 주변길이 이씨의 작품속에선 전혀 새로운 길로 등장했다.카메라만 둘러메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다는 매력에 98년 상명대 평생교육원을 찾은 것이 인생의 값진 전환점이 됐다는 이씨는 “먼저 용기를 주고 지도해 주신 최군성 상명대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이번을 계기로 실험정신을 갖고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에 전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