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권 박사/44·나사렛대교수
조금 생소할지 모르는 비서학 분야에 나사렛대 심재권 비서행정학과 교수가 세계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서학 전공은 한국, 중국, 일본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도 있지만 중국남경사범대학교에만 유일하게 박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특히 남경사범대학교는 100년이 넘는 명문대학으로, 심 교수가 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박사학위를 따내는 영예를 안았다. “기쁘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많이 느껴진다”는 심 교수는 “앞으로 환관이나 내시들의 삶을 조망하고,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승정원일기’를 비서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전혀 연구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비서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계획도 갖고있다. 심 교수가 남경사범대학에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은 ‘조선과 명·청의 공문비교’로 과거 국왕비서기구였던 고려중추원과 송추밀원을 비교분석했다. 심 교수에 따르면 원래 비서제도는 서양보다 동양에서 발달한 제도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비서학은 지나치게 실무 위주로 흘러 학문적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했다. 동양의 비서제도는 국왕 중심으로 매우 발달했다. 승선이나 승지, 환관, 상궁 등은 오늘날 의미의 정책형 비서와 생활형 비서에 해당한다. 특히 승선이나 승지 등은 왕의 목구멍과 혀라는 의미의 후설직으로 임용자격, 자질, 능력 등이 뛰어나야 했다. 또한 그들에 대한 도덕적 잣대나 품행이 엄격해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심 교수는 “2년간 인터넷 등 온라인으로 교육받고 방학기간에는 지도교수와 집중토론을 거쳐 지난 1년 남경사범대에서 수업, 박사학위를 따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98년 충남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바 있는 심 교수는 현재 행정자치부 지방혁신평가위원, 한국행정학회, 한국비서학회 국제협력상임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