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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시인된 공무원 화제

늦깎이 시인된 공무원

등록일 2007년06월0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시청 환경과 박인태씨… 세편의 시로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상 천안시청 환경과(환경7급)에 근무하는 박인태 씨를 이젠 어떻게 부를까? 공무원, 또는 시인. 그를 아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고민거리가 생겼다.박씨는 최근 월간 종합문예지 ‘한비문학’이 주최한 제18회 신인문학상을 수상, 시인으로 등단했다. 내로라 하는 권위와 전통을 가진 작가 등용문은 아니지만 한비문학은 혈연·학연을 지양하며 나름대로 튼실하게 운영되는 문학지로, 박씨는 충분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저에겐 그저 작은 취미생활로 큰 욕심은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독학으로 습작하는 수준이죠.” 겸손한 말 속에 뜨거운 열정이 엿보인다. 수상의 영예를 안게 해준 작품은 세 편으로 ‘호롱불’과 ‘밤꽃피는 계절’, ‘열병’이다. 특히 제일 애정이 가는 작품은 호롱불로, 이미 오래전 글을 ‘보석’인 양 다듬은 작품이다. “한가지 걸리는 문제는 제목인 호롱불이란 말이었죠. 호롱불이 일제치하의 산물이잖아요. 그런데 마땅한 제목도 없고, 호롱불이 이미 우리 정서로 자리잡혀서 그냥 넘겼죠” 한다. ‘밤꽃피는 계절’은 야한 상상이 가미됐다. 산책로로 택한 천흥저수지의 잔잔한 전경에 푹 빠져 시상이 저절로 떠올랐단다. 특히 주변에 밤꽃이 많아 남녀관계로 연관된 흥취를 묘사했다. 또다른 작품, ‘열병’은 그의 인생을 노래한 것으로, 어렵게 살던 시절부터 희로애락을 거쳐 살아온 삶을 표현했다. 지난 94년 환경직공무원으로 특별채용돼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이후 안정된 삶에 의지해 2000년 인터넷 카페 ‘여리미를 아시나요’를 운영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시와 수필을 꾸준히 쓰고 실었다. 노력 끝에 좋은 결실을 맺은 박씨는 당선소감에서 “한번도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지 못한 까닭에 용기를 내봤다”며 “따뜻한 눈빛으로 지켜봐 주시고 열심히 배워 채우는, 뒷모습이 고운 여미가 되겠다”고 밝혔다. 지역에서의 문인활동에 대해서는 “등단은 쉬울 수 있지만 일정한 자격을 갖추기까지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격이 차면 욕심껏 집필해보고 싶다는 의향을 비쳤다. 호롱 불꺼질듯가물거리는 작은 빛서서히온 방을 가득 채운다.수줍은영양실조로핏기 없는 노오란 얼굴새 각시 어깨 숨 몰아쉬듯꿈처럼어언 옛날고조부 장죽에 불 붙여 드리며입김 닿을락 말락 엿든할아버지 아버지그리고나 태어날 배갯머리 이야기불은 꺼지지 않고인생은 이어지는비밀이라고입술을 꼬옥 다문 채이 밤까맣게 애를 태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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