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으로 ‘관광산업’에 전력투구하면서 벌써부터 보이지 않는 관광유치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천안시는 관광지로 매력이 있는가. 천안을 찾아오는 외지관광객이 주로 들리는 곳은 독립기념관과 유관순열사 사적지이다. 그 외로는 광덕사나 각원사를 방문하는 정도다. 유명하기는 천안삼거리공원이 있는데, 옛 명성에 기대서 한번쯤 둘러보긴 하나 실망만 안고 돌아가는게 고작이다.
산재해 있는 몇몇 역사인물도 있으나 인지도나 시설기반이 약해 가끔씩 역사학자들만이 다녀간 흔적을 남기고 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관광 불모지대가 천안이다. 천안은 최근 관광도시로 변신하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유적지 관광 등 역사·문화에만 머물지 않는 폭넓은 시각을 갖고 생태·원예권, 도심관광권, 휴양·레저권으로 관광자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 출발점이 ‘천안시 관광종합개발 기본계획’이며,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타 지역에 뒤지지 않는 즐길거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천안관광의 미래를 전망할때 특히 주목할 것은 ‘생태·원예관광권역’이다.
여기에는 입장 골드힐카운티와 동면 동산식물원, 그리고 북면 조류사파리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입장 “골드힐 카운티” 운영중 - 학습·휴양·레저 관광지천안시 입장면 위례산 골짜기의 한 폐광이 ‘골드힐 카운티’라는 이름의 멋진 레저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골드힐 카운티’는 이명조 대표의 선친이 경영하던 곳으로, 기독교 역사에서 선교사의 첫 시발점이 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역사성을 기려 ‘향락·퇴폐문화가 만연한 한국문화에 기독교적 건전문화 정착’을 구호로 내걸고 레저·문화시설에 투자했다고 밝힌다.
25만평의 드넓은 골드힐은 국내 최대규모의 나비생태관을 비롯해 성경풍물관, 골프연습장, 축구장, 이스라엘 역사관 등이 있으며 레스토랑과 호수가 내다보이는 카페일라고가 식욕을 자극한다. 연수와 세미나를 위해 최대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골드힐 카운티는 청소년 수련프로그램, 각종 체험프로그램, 자연생태교실 등을 운영하며 사계절형 학습·휴양·레저 관광지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프로그램은 유료로 운영된다. 이 대표는 “문화사업은 퍼주는 사업이 아니다. 오히려 수익이 창출돼야 재생산의 여력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문의: ☎585-1515
동면 “동산식물원” 운영중
가장 한국적 식물원십이지상, 매병탑, 우학정, 용궁루…
동면 동산리에 자리잡은 ‘동산식물원(원장 고광출)’은 8만평의 매머드급 식물원을 자랑한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고광출(73) 박사가 1996년부터 조성한 한국정원형 식물원이다.
하나 하나 그의 손길에 의해 창작되고 가꿔져 단순 관광식물원으로 보면 착각. 한국의 얼을 느낄 수 있도록 오로지 한국인의 의식과 풍습에서 시설·배치했다.
이같은 이유로 8만평의 식물원은 굵직한 소재만 찾아도 20여 가지를 볼 수 있다. 자연에 우주생성의 원리와 법칙이 있다는 노자의 글 ‘도법자연’이나 1434년 장영실 등이 만든 해시계 ‘앙부일’, 십장생과 정자탑, 한옥 강의실을 비롯해 손수 돌조각을 날라 쌓은 주병탑과 매병탑도 보인다. 두꺼비 바위, 호랑이 바위, 토끼와 거북상을 비롯해 오석으로 만든 2m60㎝의 십이지상도 만난다. 동산식물원은 고광출 박사의 혼이 서려있다.
자신의 호인 ‘동산’과 이곳 지명이 절묘히 맞아떨어져 선택한 동산식물원은 자신이 가진 모든 자본과 정성을 기울였음에도 스스로 부담을 가질 정도로 손 댈 곳이 많다.
“내 입고 있는 옷이 5000원짜리요” 하는 말 속에, 항시 작업복 차림 속에 그의 고생과, 근심과, 행복이 뒤섞여 있다. 누군가 동산식물원에 대한 자신의 이상과 부합한다면 뒷전으로 물러나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 속에 고 박사는 오늘도 작업복 차림으로 식물원을 오른다.
지난해는 1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 올해는 2만명을 희망 관람목표로 삼고 있다.
문의: ☎523-2922
북면 “조류사파리” 추진중
세계 유일 방사형천안이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현재 북면 사담리에 추진중인 ‘조류사파리’ 역할이 크다.
서용길씨에 의해 세계 유일의 자연방사형 조류사파리를 계획중이며 조류박물관, 야생탐색관, 방사적응사, 묘기공연장, 조류학습교실, 조류공원 등 다채로운 시설 프로그램을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고, 입지 및 사업타당성 검증이 남아있다. 방사프로그램의 성공여부도 장담하기 어렵고, 가장 중요한 자본력과 관련해서는 관계자들이 우려도 보이고 있다. 충남도가 이곳 일대를 관광지로 최근 문광부 승인을 받아놓는 등 단계적 절차를 밟고 있지만 뚜렷한 추진상황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실제 50여 가구가 모여사는 북면 사담리는 주민은 물론 이장도 ‘조류사파리’란 말을 처음 듣는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북면사무소 직원들도 낯선 반응을 보였다. 천안시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사업타당성 검토를 거쳐 토지보상과 시설공사 등 이 사업을 얼마나 신속히 추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