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동 터미널에서 원성동에 이르는 충절로변은 가로녹지가 잘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지역별로 나무심기 숫자 혈안… 생산성 있는 정책 찾기 어려워도시마다 나무심기 전쟁이 벌어졌다. 많은 자치단체들이 ‘100만그루’를, 광역단체들은 ‘1000만그루’를 외치며 단체장 임기 내에 완료하겠다고 벼른다. 전국적으로 이같은 녹색도시 만들기에 천안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천안시에 따르면 민선3기 100만그루 나무심기를 추진한 결과 4년동안 총 145만 그루를 심었다. 시는 민선4기에 들어서도 또다시 100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견 도심 전체가 푸른 녹음으로 뒤덮여 있는 상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의 도심환경에 대한 미래는 오히려 불투명하다. 예나 지금이나 뚜렷한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고, 타 단체들이 하니까 한다는 ‘추세’ 외에 도심환경에 대한 정책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시는 도심에 100만그루 심기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기존 도시영역에 심은 것은 일부분이다. 시가 2003년도부터 3년동안 심었다는 145만그루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학교숲 조성이나 아파트, 택지조성지, 도심 생태하천, 시가지공원, 등산로변 등 다양하다. 이로 볼때 도심이지만 도심 외 영역에 심은 나무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 관계자는 “꼭 도심이라고만 할 순 없다”며 시 전체에 심어진 나무숫자임을 밝혔다. 즉 새롭게 형성된 불당동 택지개발지구와 녹지로 우거진 등산로변에 심은 나무도 포함됐고, 범시민 대상으로 실시한 1가구1본 나무심기도 계산됐다. 한 공무원이 지나가며 “100만그루를 심었다는데 다 어디 간 거야” 던진 한마디가 천안의 녹지실태를 엿보게 한다. 녹지와 관련된 행정 전문가가 얼마나 되느냐도 정책추진 의지의 척도가 된다. 예로 천안보다 절반의 인구도 안되는 아산시는 1069명의 공무원중 임업직이 24명에 5급 사무관이 2명이다. 이에 비해 천안시는 1655명 중 20명이 임업직, 지휘자격(부서장)인 사무관은 달랑 1명 뿐이다. 단순비교의 한계가 있지만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지휘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한 천안산림조합 관계자는 “도심녹지 관리면은 아직 천안이 낫지만, 아산이 수목원이나 산림박물관 건립 등 녹지환경에 신경쓰는 것은 인상적”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예산형편 등도 고려돼야 하지만 천안도 가로 녹지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시마다 벤치마킹 ‘수두룩’‘국제적 선진교통도시’ 하면 이미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브라질의 ‘꾸리찌바’를 얘기하듯, 국내에서 ‘도심환경’ 하면 떠오르는 곳이 ‘대구’다. 한때 산림청장을 역임한 시장이 도심을 온통 나무로 도배하다시피 하면서 일약 국내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지’가 된 곳이다. 고양시도 첫 개발단계에서 인도폭을 넓게 확보해 차도와 인도 사이를 적합한 나무들로 대신했다. 이 때문에 보행권도 개선됐고, 아름다운 미관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3000만그루’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대전시는 여러 아이템을 끌어모았다. 시 양묘장만으로 묘목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유휴농경지를 갖고 있는 농민들에게 묘목재배를 맡기는가 하면, 관 위주 사업의 한계를 인식해 시민단체와 함께 책임관리제를 시행하고 나무은행을 설치하는 등 범시민 분위기 조성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붐 조성을 위해 올해는 도로변이나 건널목, 교통섬, 가로녹지대 등 눈에 띄는 장소 위주로 나무심기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물론 천안시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심 속 자투리땅에 나무를 심기 위한 조사도 하고, 일부 도로변 교통섬에 나무를 심기도 했다. 성정동 지역은 시범지역으로 선정, 가로녹지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가 보류한 상태다. 인도변을 따라 심으려면 인도폭이 3m 이상 확보돼야 하고, 인도가 자주 끊겨도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 게다가 관리형편이나 예산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시행정의 도심환경 관심도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성무용 시장이 자주 우리에게 대구 사례를 얘기하며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넉넉한 도시냐, 촉박한 도시냐는 인도폭이 좌우한다”고 밝히며 천안시의 경우 도로폭이 대부분 2~2.5m여서 까다롭다고 말했다. 녹색도시를 꿈꾸는 도시들도시가 비대해질수록 ‘도심환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인근 아산시는 녹색도시 건설에 2010년까지 1283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날로 도시화되어감에 따라 쾌적한 녹지공간이 절실해진 아산시는 ‘관내 전역의 공원화’란 이름으로 대대적인 녹지화 건설에 나섰다. 아산시는 녹지화 건설의 핵심으로,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함과 더불어 도심 곳곳에 200만 그루의 다양한 나무를 심겠다는 계획이다. 당진군도 올해 주민 1인당 8그루의 나무심기를 전개하는 등 ‘100만그루 나무심기’에 도전했다. 시 승격을 앞두고 있는 만큼 도시의 녹지공간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많은 녹지공간이 없어진 안양시 또한 활기찬 도시공간을 위해 2001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100만그루 나무심기를 펼치는 등 ‘100만그루’는 자치단체의 대표적 구호가 됐다. 나무심기는 도시규모가 클수록 적극적이다. 대전시는 도시에 생명의 숨 불어넣기 운동으로 ‘3000만 그루 나무심기’ 도전에 나섰다. 2020년까지 매년 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의지다. 또한 자발적 시민참여가 성공의 열쇠라는 생각으로 1048만 그루(35%)를 시민의 몫으로 돌렸다. 대전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06년 말 10.9%의 도심권 녹지율이 2020년 말이면 15.7%로 선진도시 녹지율 15%를 훌쩍 뛰어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무심기 수범사례로 꼽히는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11년동안 1000만 그루를 심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한여름 일최고기온은 1.2℃가 낮아졌고 일평균기온도 0.4℃ 낮췄다. 광주시도 민선4기 들어 1000만그루 나무심기를 시장공약으로 내걸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