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57·알코올쉼터 원장“어느덧 6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아직도 꿈꿀 수 있어 행복합니다.”2001년 5월경, 괜찮은 학원강사직을 그만두고 ‘천안 알코올중독쉼터’를 운영해 온 이영철 원장. 원장은 ‘알코올금주학교’와 ‘알코올쉼터’를 운영하겠다는 목표로 살아왔다. “머지않아 이 사회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해악을 심각하게 인식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알코올중독에 대한 재사회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겠구나 했죠.”‘사회복지’에 관계된 일을 막연히 찾고 있다가 우연찮게 시작한 알코올쉼터는 이 원장의 열정 앞에 그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폐쇄적으로 운영해 온 건물의 담벽을 허물고, 건물 외벽 곳곳에 아름다운 그림으로 치장했다. 담벽이 있던 자리에는 꽃과 나무를 심고, 건물 미관을 깨끗하게 정돈했다. 개방된 것은 건물만이 아니었다. 알코올중독 치료에 좋다는 사물놀이와 다도, 기 운용 분야의 강사를 모셨다. 열악한 재정형편은 강사들의 ‘무료봉사’로 메웠고, 일부 먹거리 등도 푸드뱅크를 통해 조달했다. 또한 음식 등 내부살림을 맡아줄 사람을 찾다가 부산에 있는 아내를 불러들였고, 아주 가끔씩은 사회복지를 전공한 딸 둘이 일손을 돕기도 했다. 그런 노력으로 처음 13명이던 알코올중독자가 3년 전부터는 30~40명에 이른다. 이중 생활비를 못내는 사람도 3분의 1이 넘는다. 돈 보고 시작한 게 아니기에 식구들이 함께 ‘먹고 살만’ 하면 되지 않겠냐는 무소욕의 철학도 담겨있다. 쉼터를 운영하면서 이 원장은 마을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에는 천안시장 연두순방에 주민대표로 나서 이 마을 형편을 전하고, 숙원사업에 시행정이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최근에는 자활에도 관심이 부쩍 높다. 대부분 한 가정의 가장들이 알코올중독으로 가장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활’만큼 ‘자활’의 중요성도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는 이 원장이 작업장과 작업거리를 마련해 몇몇 원우들이 소일거리 삼아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들의 얼굴에서 예전보다 밝은 표정을 읽을 수 있게 된 원장은 요즘 ‘재도약’을 위해 많은 변화를 모색하느라 잠을 설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