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연봉마을. (우)내보마을
전통생활풍습과 농촌활성화, 궁극적으로 농가소득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농촌전통테마마을’이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천안시는 지난 5일(월) 관내 농촌전통테마마을로 ‘광덕 내보마을’을 지정했다. 천안은 2005년도 ‘입장 연봉마을’을 최초 지정한데 이어 두 번째다. 인근에는 아산이 2006년 ‘배초로미 마을’을, 연기와 예산은 이미 2004년 ‘금사가마골’과 ‘삼베길쌈마을’을 지정해놓고 있었다. 안성도 2003년 ‘미리내마을’을 지정하는 등 2002년부터 시작된 농촌전통테마마을은 전국적으로 확산돼 2006년 96개마을에 달하고 올해도 많은 곳에서 추가지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농촌은 도시민에게 독특한 매력과 정서를 제공한다. 생경한 마을풍경과 그곳에서 행해지는 갖가지 전통놀이를 비롯해 계절따라, 특색따라 내놓는 향토요리와 전통주는 커다란 매력으로 다가온다. 특히 신토불이 농·특산물은 웰빙을 생각하는 도시민에게 먹거리의 충족감을 전하며 전통테마가 있는 농촌으로, 준비된 농촌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전통테마마을은 볼거리, 먹거리, 쉼거리, 체험거리, 놀거리, 살거리, 알거리 등 ‘7거리 자원’을 발굴해 도시민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뒤늦게 출발한 천안시도 예외는 아니다. 관내 최초지정…‘입장 연봉마을’ 거봉포도2005년도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된 입장 연봉마을(연곡1리)은 65가구 190여 명이 살고있는 작은 마을이다. 연꽃 봉우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연봉마을은 주민 유남수씨 노력으로 2003년 ‘정보화마을’로 선정돼 전자상거래 등에 필요한 컴퓨터 교육과 기기를 제공받기도 했다. 당초 컴퓨터만 있으면 도시민에게 직거래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은 크게 어긋났다. 나이든 이들에게는 컴퓨터 교육도 어렵거니와 곧바로 소득증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실망감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유남수씨를 비롯해 일부 장년층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선정돼 ‘부활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다. 연봉마을의 특징은 금산의 인삼 부럽지 않은 ‘거봉포도’를 들 수 있다. 이 일대 거봉포도는 전국 수확량의 60%를 차지한다. 김창섭(55) 전통테마마을추진위원장은 “크고 맛있는 거봉포도가 우리 마을의 경쟁력이다”고 자랑이다. 정보화 사업으로 눈이 트인 연봉마을은 지난해 13번의 체험운영을 통해 도시민 600명을 소화했다. 가족단위의 도시민이 마을입구에 들어서면 ‘소원의 종’을 치는 것에서 체험이 시작되며 마을길마다 측백나무길, 백일홍길, 회향목길, 연산홍길을 통해 이벤트가 연출된다.머지않은 곳에 입장천이 흘러 ‘고기잡이 체험’이 가능한 것도 큰 인기다. 유남수씨는 “체험객마다 큰 인기를 누렸다”며 “그네들에게 있어 각자 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여먹는 재미는 어떤 것과도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연봉마을 주민들이 바라는 게 있다면 전통마을에 걸맞는 아름다운 조경과 입장천 꾸미기다. 자체 자본이 없는 만큼 시행정에 기대는 폭이 크다. 두 번째 지정마을…‘광덕 내보마을’호두·천연염색천안에서 두 번째로 지정된 농촌전통테마마을은 올해 ‘광덕 내보마을’ 이 뽑혔다. 입장과 동면 소재 마을을 제치고 내보마을이 선정된 데에는 ‘광덕호두’와 ‘마을민의 열의’가 있었다. 전통테마마을로는 천안의 대표적 농산물인 입장 거봉포도와 광덕호두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광덕 내보마을(보산원1리)은 30가구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이광순(44) 추진위원장을 비롯해 내보마을을 움직이는 장년층 ‘5총사’가 일꾼을 자처하며 평범한 농촌마을을 탈바꿈시키고 있다. 연봉마을처럼 이곳 또한 농촌전통테마마을 외에 관내에선 유일한 ‘팜스테이 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팜스테이는 농협 중앙회에서 지정하는 것으로, 취지는 농촌전통테마마을과 비슷하다. 이광순 위원장은 “2005년 팜스테이로 선정돼 서울과 대전 등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민박도 받아보고 옥수수나 알밤 이벤트도 벌여봤다”고 말한다. 하지만 홍보와 지원 등의 열악함으로 한계에 부딪치자 농촌전통테마마을로 희망신청해 결국 동력원을 얻어냈다. 내보마을이 내건 경쟁력은 ‘호두껍질을 이용한 천연염색’과 ‘전천후 미꾸라지체험장’ 운영이다. 한때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했던 광덕호두의 명성과, 자체로 재미 백배의 미꾸라지 잡기 체험은 충분한 매력으로 자신한다. 주민들은 이미 장롱에 꼭꼭 숨겨둔 마을기금을 꺼내들고, 마을청년회 후원을 받아 지난 8일(목) ‘남원견학’에 나서기도 했고 올해 홈페이지 구축, 나무가꾸기 등 환경정비, 마을유래 및 전통발굴 등 많은 과제를 푼다는 계획이다. 이런 노력과 함께 천안시가 지어주는 30평짜리 체험장과 다목적회의장이 완성되면 본격적인 체험운영을 가동할 계획을 세우고 올해는 ‘준비기간’으로 설정했다. 오영헌(47) 이장은 “가구수는 30호에 이르는 작은 동네지만 남녀노소 구분없이 단합이 잘돼 천안시 이미지를 드높이는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일구겠다”는 당찬 의지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