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부터 일부 원우들은 재활작업장을 통해 반도체 부품을 손질하는 일거리를 맡아 활기를 띠고 있다.
복지 또는 복귀시설 취급 외면… 활로찾기 고민 천안 구성동에 위치한 알코올쉼터(원장 이영철)가 활로를 찾기 위해 고심중이다. 알코올쉼터는 현재 둥지를 튼 33명의 알코올중독자 중 무료생활자가 3분의 1이 넘는다. “치료가 빠른 이들은 쉽게 회복돼 나가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가족들의 지원도 끊긴 채 어렵게 남아있다”고 이영철 원장은 밝힌다. 쉼터의 법적 근거가 미약한 데서 오는 고민도 크다. 알코올중독자에 대한 개념이 모호한 상태에서 그들은 사회복지시설에서 외면받고, 사회복귀시설에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새로운 형태의 변화를 모색해 알토란같은 시설로 거듭나려는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재활작업장 통해 경제활동알코올쉼터는 지난해 지인과의 인연으로 본원에서 얼마 안떨어진 곳에 썩 괜찮은 2층 건물을 임대했다. 2층 건물은 넓은 지하를 갖추고, 1층은 작업장으로, 2층은 숙소와 회의실로 사용하는데 적합한 구조물이다. 그동안 치료에 목적을 둔 재활에만 관여해온 쉼터는 이제 넓은 작업장을 통해 ‘자활’의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치료시간 이외에는 마땅한 일이 없어 장작패기, 화단가꾸기, 동물 기르기 등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냈던 원우들도 활기를 띄었다. 이미 지난 2월5일부터 인근 장애시설인 죽전원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반도체 관련 일거리를 받아 일하고 있다. 이 원장은 “아직은 10명이 간단한 일을 하고 있지만 이들은 직접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으로 자활의지가 높은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2월28일(수) 오후 5시경 찾아간 작업장은 원우들의 밝은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여러명이 마주보며 부품을 깨끗이 닦고 손질하면 한명은 그걸 박스에 포장해 한 곳에 쌓아놓았다. 이 원장은 “알콜중독 상태와 건강 상태에 따라 이들에게 알맞은 일거리들이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으로는 원우들과 ‘김치공장’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원우들과 함께 유기농 재배를 통해 김치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재배하는 유기농 김치를 생산해내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유기농 김치가 경쟁력을 갖춘다면 원우들은 재활치료와 함께 가족이 보내주는 생활비를 비롯해 개인용돈으로 적금까지 할 수 있는 경제적 독립을 앞당겨 사회적응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재는 희망사항일 뿐, 자금력이나 비영리법인에 대한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이 원장의 고민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