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 발자취’란 이름으로 30년만에 도록 발간, 화보 중심 다양한 내용 실어천안시 사적관리소(소장 조병철)가 30년만에 유관순 열사에 대한 도록을 발간해 관심을 모은다. 96년 이전엔 ‘유관순 열사 사우관리사무소’로 불렸던 사적관리소는 최근 유관순 열사 생애를 비롯해 기념관, 사적지, 참고자료로 구분해 총 36쪽(국배판) 화보형태로 2000부를 발간했다.도록은 한장 한장이 돌탑을 쌓듯 만든 이의 정성이 깊이 배어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화보구성에 초점을 맞췄고, 공개되지 않은 사진 몇 점도 귀하게 실렸다. 도록발간을 위해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이영미 학예연구사의 손길이 도록 여기저기에서 흔적으로 남아있다. 이영미 학예사가 보는 ‘유관순’“도록을 냈지만 역사적 진실 앞에서 참 조심스럽다”는 이 학예사는 도록 발간을 위해 몇 달을 매달렸다. 유 열사 유족대표나 조카, 조카며느리와 만남을 가졌고, 기념사업회장, 3·1여성동지회장, 향토사학자를 찾았다. 3·1운동 당시 유 열사와 동문수학했던 산증인을 만나 녹취록도 떴고, 도록을 위해 10권 가까운 참고문헌을 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설이 분분한 내용에 대해서는 발췌한 참고문헌을 담고, 가능한 가장 보편적인 역사기록을 수록했다. 교정·교열도 자신과 더불어 전문가에게 맡겨 꼼꼼히 점검하고 편집해 오류를 최대한 줄인 점도 이 학예사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도록에는 이 학예사가 말하는 자신의 주관적 의지가 담겨있는 곳이 있다. 6쪽 ‘유관순 열사연보’에서 첫 만세운동이 있던 3월1일 당시 프라이 이화학당 학장에게 “독립만세를 부를 수 있도록 학교 교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는 기록을 담았다. 우연히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저서의 ‘올드코리아’에서 이같은 문구를 읽고 도록에 싣게 됐다고. 또한 유 열사가 1심(공주지방법원)에서 7년형, 2심(경성복심법원)에서는 3년형을 감형받게 됐으나 혼자만 상고를 포기했다. 이 학예사는 “좀 더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유관순 열사의 이같은 일련의 행동거지를 보면 애국의 결연한 의지에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며 젊은 혈기의 우발적 충정이 아닌 애국충정이 깃들어 있다고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증되진 않았지만 백의민족의 결연함을 보여주기 위해 흰 치마만 고집해 입었다는 ‘검정치마’ 일화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새로 제작·설치된 영정은 고문으로 부은 얼굴이 아닌, 원래모습을 재현했으며, 더불어 의상도 검정치마에서 흰치마로 채색했다. 또 하나, 이 학예사가 강조점을 둔 곳은 도록 끝머리에 있는 ‘참고문헌’에 담겨있다. 여기에는 유 열사의 이름에 대한 풀이와 논란이 많은 생년월일, 순국일, 여섯토막난 시신 이야기와 세가지 일화를 실어 보는 이들에게 유익함을 던져주고 있다. 이 학예사는 “첫 도록 발간이라는 점에서 부족함이 있다”고 전제한 후 “향후 여건이 되면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도록과, 관련 책을 내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