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해룡씨 뇌성마비 딛고 나사렛대 졸업“졸업요. 혼자서는 꿈도 꾸지 못했을 거예요.”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김해룡(31)씨가 4년만에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을 졸업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학교도 올 수 없었고, 강의시간에 필기도 할 수 없어 항상 친구들의 노트를 빌려야 했다. 심지어 시험시간엔 자신을 대신해서 시험지를 작성해줄 대필자를 구해야 했다. 컨디션이 나쁘면 언어구사가 안 돼 시험보는데 몇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1분에 20타를 치는 워드실력으로 리포트를 작성하느라 밤을 세운 적도 많다. 졸업논문은 ‘뇌성마비 보치아선수들의 경기 전 경쟁불안에 대한 연구’라는 주제를 택했다. 설문조사 협조가 어려워 상당히 애를 먹기도 했다. 장애선수들이 자신들의 기량이나 심리를 보여주기를 꺼려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김씨도 한국 보치아 대표선수다. 지난 96년 애틀랜타 장애인올림픽 개인전 금메달, 98년 뉴욕 장애인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금메달, 2000년 시드니 장애인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등 화려한 선수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운동 때문에 공부가 거의 뒷전인 상태에서 아쉬움이 컸다.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1년 뒤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갔고, 이후 공부를 좀 더 할 생각에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김씨는 현재 2005년 11월에 창립된 동작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소장직을 맡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자립생활센터는 중증장애인들의 NGO단체 같은 곳이다. 여기서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철폐운동을 비롯해 상담, 각종 정보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한다. “장애인도 적절한 지원과 원조가 있다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사회가 인식했으면 합니다. 나도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