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소음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안서동 상명대 입구 경부고속도로상 방음벽은 요즘 철거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새해 들어 안서동 상명대 입구의 방음벽이 철거논란에 휩싸였다. 박상돈 국회의원과 손학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만난 자리에서 오간 얘기가 과장과 오해가 덧붙여져 버린 것이다. 이곳 방음벽은 90년대 초 차량소음에 시달리던 주민들 요구로 세워진 것으로, 이후 주민들은 줄곧 소음공해로 스트레스가 쌓여있는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철거논란’은 주민들의 분통을 터뜨리며 200여 명의 서명을 받은 진정서를 시에 접수하는 등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 상명대 주변 거리에는 방음벽 철거를 절대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눈길을 끈다. 주민 박용화씨는 “방음벽이 있어도 시끄러워 죽겠는데 누가 철거를 운운하냐”며 화를 냈다. 논란의 주인공… 박상돈 의원과 도로공사 사장철거논란의 주인공격인 박상돈 의원측과 손학래 도로공사 사장측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박상돈 의원측은 이날 만남에서 방음벽에 대한 여러 이해가 얽혀 있음으로 신경써줄 것을 주문했다. 수년 전부터 이곳 주변 대학들은 철거와 투명벽으로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경부고속도로상을 오가는 차량들이 방음벽 때문에 주변 대학 등을 볼 수 있는 경관으로부터 차단돼 인지홍보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방음과 경관을 다 살릴 수 있는 투명벽 교체에 힘을 싣고 있었다. 손 사장은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소음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물로 주민과 대학, 천안시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철거도 검토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의원측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음벽 철거와 관련해서 단 한명의 주민피해라도 우려된다면 반대다”며 주민이 원하는 개선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서는 도로공사측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본지 통화에서 관계자는 “방음벽이 애초 주민피해를 최소한으로 방지하고자 하는 뜻에서 세워진 것이므로 이를 무시한 일방적 철거나 개선은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 도로공사측은 지난해 4월 단국대학교가 철거 및 투명벽 교체를 요구하는 공문에 대한 회신에도 피해주민의 입장이 우선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번 철거논란에 대한 양측 해명에서 보듯 방음벽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과정에서 해당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만을 폭발시킨 것으로 보여진다. 10여 년을 소음공해로 몸살을 앓아오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동으로 보여진다. 대학이 원하는 건 ‘부분철거 및 교체’ 방음벽 철거와 관련해서는 주변 대학이 가장 원하고 있는 현안이다. 방음벽이 철거되면 고속도로상으로 오가는 수많은 차량들이 자연스럽게 주변경관을 즐기게 될 테고, 이곳 대학들이 눈에 띄게 되므로 홍보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높은 인지도로 대학 경쟁력을 높이려는 이들 대학들의 바람은 ‘방음벽 철거’ 또는 ‘투명벽 교체’에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 특히 단국대학교는 지난해 4월 초순 한국도로공사에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몇몇 대학과 주민, 시의회 의원 전원이 철거 및 교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고 밝혀, 마치 지역사회 모두가 한목소리로 원하는 것처럼 과장된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문점을 캐묻자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을 넓은 의미에서 ‘주민들’에 포함시켰고, ‘시의원 전원’은 몇몇 의원으로 정정했다. 이충재 시의장은 “의원들 전원이 철거를 지지했다는 말은 전혀 그런 적 없다”고 강조하며 이번 철거논란에 대해 “만약 철거를 논한다면 그건 문제가 될 거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단국대 관계자는 ‘철거 공문’에 대한 해명에서 “당시 공문에는 무조건 철거를 원한 것이 아니었다. 해당 주민들에 대해 소음과 관련없는 부분에 대해 철거를 원했던 거고, 주민생활에 직접적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투명벽으로 교체해 줄 것을 요구했던 거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도 주민피해를 주는 방음벽 철거는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 투명방음벽이 대세?지역대학과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투명벽’이다. 방음벽의 재질만 바꾸는 것이므로 방음효과가 있는 투명벽을 한다면 굳이 해당주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주변 대학들도 철제방음벽으로 시야를 완전히 가려있는 것보다는 투명벽을 통해 대학 경관이 내다보여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두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다. 먼저 투명방음벽은 기존 방음벽보다 소음저지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한국도로공사 실무 관계자는 아직 투명방음벽의 성능이 기존 방음벽보다 못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투명벽의 기능이 약간 떨어지는 정도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소음공해는 전보다 대단히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서는 모두들 투명벽이 기존 방음벽의 역할과 같다고만 생각했을 뿐 성능의 정도를 따져보지 못한 것으로 대답했다. 또하나 예산문제가 발생한다. 도로공사측은 “아직 방음벽이 노후되거나 문제있는 것이 아닌 이상 일부 특정대학을 위해 투명벽으로 교체해줄 예산은 없다”고 난감해 했다. 천안시 한상국 도로과장은 “투명벽으로의 교체예산을 천안시가 부담하라는 말도 있는데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미관 등 개선을 위해 신소재로 교체하는 것은 좋지만 그 비용은 응당 도로공사에서 부담해야 하는 것이지, 왜 자치단체에서 내야 하는가”며 펄쩍 뛰었다. 투명벽 자체가 얼마나 시야를 깨끗하게 볼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단국대 관계자 말처럼 서울의 경우 투명벽으로 설치해 주변 대학경관을 볼 수 있게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밀한 검토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