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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이안복의 ‘맛난 천안사랑’

‘맛난 천안사랑’

등록일 2006년12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소리꾼 이안복의 ‘맛난 천안사랑’ 뒤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늦깎이 소리꾼의 열정이 매섭다. 지난 9일(토) 성정동에 위치한 한 사물놀이 ‘난장앤판’ 이전개소식의 뒷풀이. 사물놀이가 한바탕 장내를 휘감은 후 소리꾼들의 흥겨운 화답이 이어졌다. 맨 먼저 구수한 말폼새로 좌중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이안복(49)씨. 민요가 두어가락 돌고, 경상도 민요 ‘뱃놀이’가 맛깔스럽게 불러지자 술맛이 절로 난다. 50대의 중년남자 하나가 어깨춤을 들썩이며 흥취를 돋우고, 아니나 다를까 소리가 끝나자마자 ‘앵콜’소리로 귀가 멍멍하다. 이안복 소리엔 흥바람 절로이안복씨가 ‘소리’를 본격적으로 배운 것은 2000년에 들면서다. 79년부터 소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지만 재미에 그쳤을 뿐. 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또렷해지는 것이 첫사랑이듯, 소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나이 마흔을 넘어 영화제목처럼 ‘너는 내 운명’이 됐다. 두세 명의 스승을 거쳐 경기잡가에 최고라는 묵계월 선생 밑에서 황해도의 서도소리와 경기도를 비롯해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를 망라하는 경기소리를 사사받았다. “전라도의 남도소리가 남았는데, 창법이 전혀 달라 아직 인연이 없다”는 이안복씨. 그를 아는 사람이면 그의 맛난 소리에 엄지손가락을 자신있게 치켜든다. “(배움이)아직 멀었어요. 갈 길이 먼 걸요. 특히 아산만 해도 소리꾼이 꽤 있는데 천안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에요. 설 곳도 많지 않고 아쉽죠.”말은 그래도 얼마전 소리꾼들의 마지막 도전장인 ‘명인(명창)부’에서 동상을 받기도 한 실력이다. 욕심은 이미 명창부를 통해 ‘명창’의 호칭을 인정받고자 하는 너머에 가있다. 내년, 또는 내후년…, 주변에서는 ‘곧 그리 될 거라’고들 추켜세운다.소리삼매경에 빠진 모녀명창이 되는 것도 소원이지만 더욱 간절히 원하는 것은 ‘천안 소리꾼’이 되고자 함이다. 80년 예산처녀가 천안으로 시집 온 뒤로 ‘천안사람 이안복’이 됐으니 강산이 세 번 변한 세월이다. “향토문화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소리, 이것도 천안소리, 향토소리가 돼야 하지 않을까 하고요. 천안 하면 천안삼거리의 ‘흥타령’ 아닙니까.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 없고요. 소리의 불모지인 천안에 천안소리란 뿌리를 내리고 싶어요.” 어느 지역에서나 먹히는 소리꾼이 아니라, 천안에서만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향토소리의 이론과 실력을 겸비하겠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에 화인으로 찍혀있다. 그의 이런 욕심이 모델활동을 하는 딸, 유영림(24) 양에게도 전해져, 3년 전부터는 소리를 배우고 최근에는 연극공부에까지 빠지게 만들었다. 아주 가끔 딸과 함께 무대에 서면 뿌듯한 미소가 절로 번진다. 그리고 딸이 견고히 디딜 수 있는 소리판이 천안에 다져지길 소망한다. 간절한 바람은 사람을 가만 두지 않는다. 그는 2년 전부터 쌍용동 노인종합복지관에 봉사해오고 있으며 천안시조회에 도우미 역할을 자처한다. 울타리봉사단을 따라 양로원 등에 소리봉사를 하기도 하고, 천안 개방교도소를 비롯해 인근 공주교도소 등에도 정처없이 나다닌다.이미 그의 열정과 성실함에 남편도 두손 들고 격려한 지 오래. 그는 오늘도 천안에도 소리꾼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 “불러만 주세요” 한다. 어디든 달려갈 태세를 하고, 처음은 힘들어도 선구자적 자긍심으로 재무장하고 즐겁게 소화한다. “저좀 불러 달라구요….”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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