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도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생활공예가 아니기에 일반인에게 외면받고 있지만 이들이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은 전통에 대한 소중함과 자긍심. 또한 언젠가는 대접받는 날이 올 것이라는 소망 때문이다.
천안에는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올해 1월 창립한 사람들이 있다.
2년 여를 준비해서 활동중인 전통공예가는 지장공예를 비롯해 규방, 전통매듭, 천연염색, 전통침, 사물놀이, 풍물, 민화, 전통춤 등 9개 부문이다.
“전통공예는 셀 수 없이 많아요. 10월 들어 열린 한국전승공예대전은 짚세기, 갓, 골무 등 출품 부문수만도 600여 가지나 됐죠” 한다.
소귀분씨도 이 공예대전에서 ‘입상’의 쾌거를 이뤘다. 그의 꿈인 인간문화재에 첫걸음을 띤 것이다.
“우리에게 소망이 있다면 명예를 얻는 거죠. 이 일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은 있어도 나오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거든요. 힘들지만 인내하며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격려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 미쳤지”하는 말을 들으며 지장공예에 발을 들여놓은 지 30년이 된 소씨는 “76년도 대구 동화사에서 우연히 툇마루에 걸터앉아 한줌의 햇살 속에 종이그릇을 만들고 있는 스님의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았다”는 것이 입문 동기다.
그동안 한 평 공간도 없던 이들 모임에 희망이 싹텄다. 어떤 뜻있는 분이 천안 삼거리공원 인근의 땅을 사용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조립식 건물로 공간을 만들어 올 겨울에 들어갈 거예요. 그곳에서 전통텃밭을 일궈야죠. 전주에 가보니 처음엔 6명이 시작한 전통공예가 모임이 지금은 150명에 육박한다고 하더군요. 우리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시작이 반이라고, 내년 3월에는 ‘천안시 기·예능인협회’를 창립해 공식적인 체계를 구축하려고 준비중이다.
“활성화가 되면 도 협회도 구성하고, 천안에 ‘전통공예 전수관’을 둬 시민들에게 교육도 하고, 더불어 판매·운영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