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집안이 모여 화합의 장으로… 차례와 성묘, 민속놀이 즐겨추석(음력 8월15일)은 설,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의 하나로 꼽힌다. ‘한가위’라고도 하는데 신라때 길쌈놀이인 가배에서 나온 말이라고도 한다. 추석은 일가친척들이 모여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며,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겼다. 한가위는 시기적으로 곡식과 과일 등이 풍성한 때이므로 이즈음에는 여러가지 시절 음식이 있다. 차례를 지내기 위해서 제찬을 준비하는데, 설날의 제찬과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추수의 계절이라 햇곡식으로 밥과 떡, 술을 만들어 맛이 좋다. 한가위의 대표적인 절식으로는 송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송편 속에는 콩·팥·밤·대추 등을 넣는데 모두 햇것으로 한다. 열나흗날 저녁 밝은 달을 보면서 가족들이 모여 송편을 만드는데 송편이 예쁘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잘못 만들면 못생긴 배우자를 만나게 된다 해서 처녀·총각들은 송편을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또 임신한 여자가 태중아이의 성별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궁금할때 송편속에 바늘이나 솔잎을 가로넣고 찐 다음 한쪽을 깨물어서 바늘의 귀쪽이나 솔잎의 붙은 곳을 깨물면 딸을 낳고 바늘의 뾰족한 곳이나 솔잎의 끝쪽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고 해 이를 점치기도 했다. 한가위의 차례상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다. 한가위술은 백주(白酒)라 하는데, 햅쌀로 빚었기 때문에 신도주(新稻酒)라고도 한다. 또 이때의 가장 넉넉한 안주로 황계(黃鷄)를 들 수 있는데, 봄에 알을 깬 병아리를 길러서 한가위가 되면 잡아먹기 알맞게 자라기 때문에 명절에 어른에게 선사하는 데에 많이 썼다. 녹두나물과 토란국도 한가위의 절식이다. 녹두나물은 소양한다고 하지만 잔치상에 잘 올랐고, 토란은 몸을 보한다고 해서 즐겨했다. 설처럼 다양하진 않지만 전국적으로 씨름, 소놀이, 닭싸움, 거북놀이, 줄다리기와 남해안 일대에서 성행한 강강술래가 놀이문화로 남아있다. 천안에도 몇몇 민속놀이가 행해왔는데 요즘은 명맥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천안에는 씨름과 달맞이가 행해왔다. 남자들이 씨름을 즐긴 반면 여자들은 휘영청 밝은 달을 쳐다보며 소원을 빌고 노는 것은 여자들의 놀이였다. 한때 거북놀이도 행해졌지만 타지역 사람이 천안 입장과 병천에 생활터를 갖고 재현하는데 그쳤다. 민병달 전 천안문화원장은 추석이 3대 명절이긴 하나 ‘농번기철’인 관계로 민속놀이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지역은 독특한 추석풍습을 갖고 있질 않아. 씨름과 달맞이가 다였지” 한다. 서민 맞춤식 상차림과 차례추석과 설만 되면 차례(상)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집안들이 많다. ‘천안 전통문화연구회(회장 전재분)’는 이같은 집안들의 차례(상)를 위해 일반 서민들에 맞춘 기본안을 제시해 놓았다. “조상에 대한 존경과 애도의 표시로 변화한 것이 차례(제례)이며, 가정의례준칙으로 많이 간소화되었죠. 효의 표시로 드리는 것이기에 ‘정성’이 가장 중요한 건데도 이를 잊고 불화를 보일 때도 있죠.” 종류도 많고 절차도 까다로운 과거 제례. 한때 명분에 치우친 허례허식으로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초래했던 제례(차례)에 대해 전 회장은 “형식을 재구성해 사람 편의에 맞춘 차례로 집안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천안 전통문화연구회에 따르면 차례는 시식과 절식, 즉 계절음식을 준비해 올리는 예로, 차례상은 수북하게 올리며 음식도 화려하고 병풍도 수병풍 등을 칠 수 있다. 친척이 많을 때는 자기 집 차례를 지내고 큰집으로 가서 차례를 지내는 게 원칙이다. 아침에 지내므로 초를 켜지 않으며, 복숭아나 붉은 팥이 들어있는 과자(떡)는 귀신을 쫓는다 해서 제사에는 쓰지 않는다. 껍질째 못 먹는 것은 깎아서 놓고 파, 마늘, 고춧가루는 넣지 않는다. 잉어는 제사에 쓰지 않으며 비늘없는 생선과 ‘치’자가 든 고기는 뱀하고 가깝다 해서, 소주는 몽고침입때 원나라에서 들어온 것이라 해서 쓰지 않는다. 과일은 음인 땅에서 나는 과실로 짝수를 쓰며, 어육은 양인 하늘이 낸 것이라 해 홀수를 쓴다. 차례절차1.강신/ 분향, 뇌주 2.참신 3.헌작/ 단헌으로 주인이 찻잔에 차를 가득 채운다. 주인이나 집사가 중앙에 수저를 엊는다. 젓가락을 들어 시저(시접)에 정저한다. 주인만 2배 한다.(독축, 합문, 계문은 하지 않는다) 4.진다/ 식사 후 숭늉을 올린다. 숭늉그릇에 수저를 올린다. 잠시 후 수저를 시저(시접) 위에 다시 담는다.(떡국차례 시에는 숭늉을 올리지 않는다) 5.사신/ 물림절로 참석자 모두가 절을 한다. 6.철상/ 지방을 썼을 경우 지방을 불태운다. 상을 물린다. 7.음복/ 조상이 남겨주신 음식을 자손들이 나눠 먹는다. 과식을 벗어나는 지혜온 집안이 모여 이야기꽃을 도란도란 피우는 가운데 풍성한 차례상이 자칫 ‘과식’으로 몸고생, 마음고생하기 쉽다. 최은영(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추석을 건강하고 슬기롭게 보낼 수 있는 요령을 제시한다. 먼저 살찌는 음식은 가급적 오전에 먹는게 좋다. 맛난 음식 앞에서 식탐을 뿌리치기 어렵겠지만 과식은 금물. 적은 양으로 만족하고 나물과 같은 야채를 같이 섭취한다. 음식은 같은 양이라도 되도록 천천히 씹어먹는게 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포만감은 음식양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약 20분 정도 지나야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천천히 식사할 경우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식사중에 대화를 나누거나, 입안에 음식이 있을 경우 수저를 놓고 음식을 삼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녁식사는 가급적 일찍 하고, 잠자기 서너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 기름은 열량이 높다는 것을 유의해 조리할 때 적게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을 만들때는 바닥이 두꺼운 프라이팬을 이용해 기름을 조금만 쓰고, 찬 음식을 데울 때는 가급적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나물도 볶지 말고 데치거나 무치는 것이 좋다. 고기도 기름이 적은 부위를 선택한다. 동물성지방이 많은 갈비 대신 지방이 적은 안심부위로 쓰고, 기름기를 떼어낸 살코기 위주로 조리한다. 열량 밀도가 높은 북어나 굴비 등 말린 생선 보다는 살아있는 싱싱한 생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추석때 먹고 남은 음식 때문에 과식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많은 음식이 남지 않게 적당량을 만들고, 음식이 남았을 경우 친지에게 나눠주는 미덕도 가져보자. 음식을 다 먹은 후에는 활동량을 늘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가족과 근처 공원을 산책한다든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가족대항 볼링대화나 민속놀이도 즐겨보고, 가까운 곳은 가을하늘을 벗삼아 걸어가는 것이 과식의 고통에서 벗어나 심신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지혜다. 성묘갈 때 알아두면 좋은 상식 쯔쯔가무시증이란 리케치아균의 일종인 쯔쯔가무시가 일으키는 질병이다. 쯔쯔가무시는 관목 숲이나 들쥐에 기생하는 털 진드기 유충의 몸 속에 들어 있다가 진드기 유충이 그 지역에서 작업 중인 사람의 체액을 빨아먹을 때 몸 속으로 침투해 감염된다. 감염되는 약 2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 오한, 두통, 림프절 비대,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폐렴, 심근염, 뇌수막염 등으로 진행해 사망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추석을 맞이해 농어촌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인들이 벌초, 성묘를 위해 야외활동하는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벌초나 성묘때 벌에 쏘여 병원을 찾는 이들도 많다. 성인 남성의 경우 벌에 쏘인 뒤 1시간 안에 응급조치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 벌에 쏘이면 당황하지 말고 벌침을 빨리 제거해야 한다. 이어 환자를 그늘에 눕히고 단추와 허리띠 등 몸을 조이는 것을 푼 다음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해야 한다. 특히 2차 감염을 막으려면 쏘인 부위를 긁어서는 안 된다. 이어 찬 수건과 더운 수건을 번갈아 가며 환자의 배꼽 주위를 마사지하고 편도선이 부어 질식하지 않도록 기도를 확보한 뒤 인공호흡을 실시하며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벌독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벌초·성묘 전 반드시 병원이나 약국 등에서 에피네프린(해독제)과 지혈대 등을 구입해 휴대해야 한다. 뱀에 물리면 우선 환자를 안정시킨 다음 움직이지 않도록 해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아래에 두고 물린 부위에서 5∼10㎝ 정도 심장 쪽에 가까운 부위를 넓은 끈이나 고무줄, 손수건으로 묶어서 독이 퍼지는 것을 지연시킨다.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독소가 빨리 퍼지므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부위를 비누와 물로 잘 씻어준다. 팔이나 다리에 물렸을 때는 부위의 위, 아래를 폭이 넓은 고무밴드 등을 이용해 정맥혈류만 차단시킬 정도로 묶어 준다. 몸통 부위를 물렸을 경우에는 부목이나 압박대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환자를 눕힌 상태에서 안정을 시키고 빨리 병원으로 이송한다. 얼음이 있을 경우 수건에 싸서 냉찜질을 하는 것은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적으나마 독이 퍼지는 것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직접 얼음을 상처에 대거나 얼음물에 담그면 조직괴사를 더욱 심하게 만들므로 피해야 한다. 이밖에 가능하면 문 뱀의 종류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뱀을 잡았으면 병원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고 환자에게 먹거나 마실 것을 절대 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술은 독이 빨리 퍼지게 하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몇가지 차량점검으로 편안한 귀성길예년보다 연휴가 긴 올해 추석은 그만큼 귀성객수도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귀성길 도로가 막히고, 평소 관리가 소홀했던 승용차가 각종 문제를 일으키며 도로혼잡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추석기간 접수되는 고장의 80%가 타이어 펑크와 배터리 방전, 냉각수 부족으로 인한 엔진과열, 열쇠 분실 등이다. 이같은 사항만 귀성길 전에 점검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불편주는 문제는 벗어날 듯. 많은 사람들이 귀성길에 오르는 추석명절은 장거리 운전으로 심신의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허리부분이 뻐근하다거나 어깨가 짓눌려지는 압박감, 침침해지는 눈꺼풀과 졸음, 머리통증 등이다. 장거리 운전이 예정된 추석명절은 전날 음주는 되도록 삼가고,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게 좋다. 운전 중 피로가 쌓여 뒷목이 뻣뻣해지면 휴게소 등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운전대를 잡기 전에 몸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목적지는 미리 숙지하고, 피로가 몰려들면 망설이지 말고 휴게소를 찾는 것이 사고를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올바른 운전자세도 중요한데, 등받이 각도는 90도를 유지하고 엉덩이는 시트에 밀착시킨다. 선글라스를 준비해 시야를 가리는 가을햇볕을 차단하는 것도 잊지 말자.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귀향길은 평소보다 사고확률이 높아진다. 떠나기 전에 반드시 해당 보험사의 긴급출동서비스를 챙겨두고, 사고발생시 대처요령을 숙지해놓는 것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사고에 의한 과실비율은 보험사가 산정해주기 때문에 다툴 필요 없이 보험사에 사고처리를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일방적으로 과실을 인정하거나 면허증, 검사증 등을 상대방에게 넘겨줘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