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 건넌방에는 유 열사와 남동생, 사촌언니가 태극기 제작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 열사 및 가족, 지역유지 등 당시 상황 재현한 인형 설치병천면 용두리에 위치한 유관순 열사 생가지. 최근 볼거리가 생겼다 해서 찾아간 기자는 두 번 놀랐다. 생가에 무심코 들어섰다 생가 방 안에 사람들이 어른거리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자세히 보니 실체가 아닌 인형이었다. 안도의 한숨 속에 고개를 돌리다 얼굴이 사색(?)이 됐다. 어떤 할머니가 주차장에 주저앉아 있는 모습이 흡사 인형같아 보인 것이다. 생가 안의 인형은 당초 밀랍이 아닌 FRP 재질로 만들어졌다. 시는 개당 3000만원이나 하는 밀랍인형 대신 800만원의 저렴한 재질을 선택했다. 형태의 정교함은 떨어지나 내구성 등이 강해 적합한 인형으로 선정한 것이다. 인형은 안방과 건넌방에 설치돼 있었다. 안방은 당시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을 앞두고 논의하는 모습을 가상으로 연출해놓았다. 여기에는 유 열사 모친인 이소제를 비롯해 숙부 유중무, 교사 김구응, 마을유지 조인원, 부친 유중권이 둘러앉아 상의하는 모습이다. 건넌방에는 유관순 열사가 태극기를 만들고 있었다. 이곳은 유 열사 뿐 아니라 남동생 유인석과 유관석, 사촌언니 유예도가 만세시위에 사용할 태극기를 그리고 있는 모습을 재현해놓고 있었다.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재질이지만 모형은 실제 사람과 닮아있었다. 정교함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듯. 생가 바깥에는 관광객을 붙잡기 위해 포토존도 설치돼 있었다. 당시 만세시위 현장을 보여주고 있는 포토존은 이곳 말고도 사적관리소에도 있어 관광객에게 좋은 기념촬영장을 제공하고 있었다. 다만 포토존 속의 태극기는 당시 태극기가 아닌 현재의 태극기 형태를 띠고 있었다. 사적관리소측은 관광객들의 혼란스러움을 줄이기 위해 현재의 것을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당시의 사람들이 현재의 태극기를 들고있는 모습은 모순의 시각을 던져주고 있었다. 사적관리소측은 이외 당시 사용한 물감이라든가, 유관순 열사의 의지의 표상인 흰 치마 등 인형 설치와 관련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얘기했다. 유 열사를 비롯한 모형이 설치됨으로써 빈 생가보다는 훨씬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