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금을 울리는 오카리나는 악기값이 싸면서도 배우기 쉽다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신남수/40·광덕 보산원 담음공예원장‘영혼의 소리, 오카리나.’오카리나 소리엔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느껴진다. 아이의 동심이랄까, 가을하늘의 푸르름일까. 공명이 공처럼 모난데 없이 흘러나온다. 천안에도 몇몇 학교에서, 또는 동우회에서 오카리나를 분다. 1853년 이탈리아의 부세페 도나티라는 사람에 의해 형태가 만들어졌다는 오카리나의 존재는 신석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탈리아어로 오카는 오리를, 리나는 작고 귀엽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즉 오카리나는 그 형태처럼 작고 귀여운 오리를 닮았다. 천안에서는 신남수 담음공예원장이 5년 전부터 오카리나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을 통해 대부분 공급된 오카리나는 가격이 7만5000원에 공급됐지만 불량제품이 많았다. “오카리나를 알게 된 건 중학교에 다니던 딸 때문이었어요. 학교에서 오카리나를 배운다고 산 것이 불량제품이었죠. 딸아이는 아빠가 만들어주길 바랬죠. 흙으로 빚는 거니 뭐 어렵겠나 해서 만들었는데 문제는 형태가 아니더군요.”모양은 냈지만 소리까지 모방하긴 쉽지 않았다. 음악에 문외한인 그가 그후로 한동안 고생했을 것임은 당연하다. 각종 음악공부도 하고, 청음력도 길렀다. 각고의 노력 끝에 오카리나 연주자들에게 인정받게 됐지만 그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물하거나 일부 판매하는 것 외에 홍보하질 않는다. “연주자들은 이 정도면 됐다고 하는데, 아직 내 마음에 드는 소리가 없어요. 좀 더 자신있을 때 세상에 내놔야죠” 한다. 그런데 정작 그에게 배운 제자 둘은 세상 밖으로 나가 오카리나를 제작·판매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오카리나 재질은 플라스틱이나 흙, 목재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흙으로 만든 오카리나를 으뜸으로 친다. 침이 흙 속에 스며들어 음색의 변화를 주지 않고, 관리가 편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흙으로 빚기에 800도냐, 900도냐에 따라서도 음색이 달라지는 오카리나. 흙빚기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도예가의 손길에서 만들어지는 오카리나를 찾기는 힘들다. 그런 점에서 신남수 도예가의 오카리나는 특별함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