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호 룡· 30·나사렛대 총무과
노호룡씨는 요즘 특별한 체험을 했다. 웅변과 글짓기를 잘 했었다는 기억 외에는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노씨에게 최근 ‘전국 글짓기왕’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소방방재청 주최의 민방위 관련 수필공모라는 한정된 주제였지만 ‘전국 단위’라는 점에서 노씨에게는 큰 사건이었다. “별 생각없이 공모했어요. 민방위 교육을 받은 것이 실생활에 도움을 준 적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줄이야….”천안시에서는 17명이 자웅을 겨룬 끝에 그가 낸 작품이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쁨 속에서 또다시 시·군에서 올라온 입상작품을 심사한 결과 충남도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도내 1등’이라는 수식어를 받자 주변에서 축하와 격려가 쇄도했다. “매일 직장과 집을 오가며 생활해온 사람에게 큰 충격이었죠. 기쁨이야 말할 것도 없구요. 어릴 때부터 글쓰는 재미를 갖고는 있었지만 이런 상은 처음이거든요.”외동아들로 태어나 집안환경에 영향을 받다 보니 성격도 조용한 것을 좋아하게 된 노씨는 사춘기 시절도 혼자 사색에 잠겨보내는 일이 많았다. 당연히 외로움이 밀려왔고,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책읽기와 글쓰기였다. “중·고교때 적은 시노트가 3권 분량이 돼요. 대학때는 문학창작과를 지망해 합격하기도 했죠. 사정 때문에 다니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작가의 꿈을 갖고 있죠.”노씨가 작품 속에 표현해내고 있는 경험은 두가지다. 민방위교육때 생각없이 배워뒀던 소화기 다루는 요령이 얼마전 요긴하게 쓰여지게 됐다. 누군가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고 소화기를 들고 달려가 초기진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번은 배우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했는데, 몇 년 전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를 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몰라 당황했던 상황을 피력했다. “민방위교육에는 안전사고 예방법과 사고시 처리요령 등을 숙지토록 하거든요. 이런 유익한 교육을 미리 접했었더라면 여러가지로 도움이 됐을 것을….”노씨의 작품은 행자부 산하 소방방재청까지 올라 전국에서 올라온 작품들과 경합을 벌여 ‘전국 1등’에 대한 희망도 잠깐 품었으나, 도내에 머무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