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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은 1회용봉투‘소비 천국’

1회용봉투‘소비 천국’

등록일 2006년08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비닐사용 자제에 따른 환경보전 취지 무색쌍용동의 어느 아파트단지 슈퍼마켓. 40평 남짓한 이곳에서 소비되는 1회용 봉투는 하루 평균 500개 정도다. 손으로 들고가는 사람들과 간혹 쇼핑백을 가져오는 사람들마저 없다면 봉투 사용량은 더욱 늘어난다. 봉투사용을 자제하기 위해 봉투값을 받게 돼있지만 대부분 슈퍼가 그렇듯 이곳도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슈퍼주인은 “봉투값을 받아내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보통 20원을 받게 되는데, 50원짜리 잔돈도 싫어하는 추세에 10원짜리 잔돈을 수두룩하게 받아간다는 게 즐거운 일이겠는가. 또한 20원짜리 봉투값을 아끼려고 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게 현실이다”고 얘기한다. 한 주민은 자신의 예를 들어 봉투사용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한다. “물건을 사고 집에 가져온 1회용봉투는 집안 곳곳에 굴러다닌다. 그러다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버리거나, 사사롭게 활용하다 쓰레기통에 버려진다”며 “있으니까 쉽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정은 봉파라치 도우미?정부 차원에서는 봉투값을 받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물건값은 얼마든지 깎아줘도 되지만 봉투값만은 꼭 받아야 한다는 강제성을 띄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매장 규모에 따라 5만원에서 3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천안시는 올해 58건을 적발해 580만원의 과태료를 받아냈다. 물론 일반 시민들의 신고나 공무원의 단속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봉파라치들의 활동 덕분(?)이다. 시는 봉투사용에 대한 자제노력에 대해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봉투사용 자제에 대해 “별다른 행위는 없고, 다만 신고가 들어오면 과태료를 물리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도 봉투값을 받도록 해 봉투사용을 자제시키는 것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투사용 자제로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건전한 의식이 사용자들에게 있지 않는 한 강제규정은 효과 없이, 오히려 역기능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에 공감.봉명동 서부역사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씨(33)는 “내가 아는 슈퍼들은 대부분 봉투값을 받지 않고 있다. 물건값을 마음대로 깎아주는 상황에서 봉투값을 꼭 받아내야 한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납득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리 단속을 강화하면 고객들도 이해할 테지만 단속이나 주민들에게 이해시키는 노력이 없지 않은가” 하며 불만을 내비쳤다. 자칫 봉파라치에게 걸리면 해당 수퍼만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현실이 달갑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형유통업체도 절반이 1회용봉투 사용환경보전과 일회용 봉투 사용 저감을 위해 장바구니 활성화 운동 등을 추진하는 유통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천안녹색소비자연대, 천안아산환경련, 천안YMCA, 천안KYC, 천안시재활용센터, 행복한 가게의 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천안자원순환네트워크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 천안지역 자율실천협약 대상 6개 대형유통업체의 일회용 봉투 평균구매율이 46%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스스로 하지 않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삼았으며 일부는 정부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오승화 부장은 유통업체들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된 자료분석 결과 “장바구니 사용 인센티브 제도를 어느 정도 활성화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장바구니 사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일회용 봉투 사용 자제를 위한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시민·업체·시행정 ‘의식제고’ 필요이같은 상황에서 봉투사용 자제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고에 의한 과태료 부과 시스템 하나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한 슈퍼주인은 고민 끝에 ‘봉투사용은 환경부담금 20원’이라는 문구를 적어 슈퍼 유리문 앞에 붙여놨다. 효과는 미비하지만 매일 이용하는 주민들의 의식 제고에는 한 몫을 할 거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이렇게 몇 자 적어놓는 것보다 행정차원에서 법조항과 취지도 설명해 권장하는 스티커를 부착해 놓으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시 청소행정과 재활용팀 우정도 담당자도 시행정이 좀 더 적극적인 행위를 통해 1회용 봉투사용을 자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데 공감하며 “좋은 생각이다. 봉투사용 자제를 촉구하는 스티커를 제작해 우선적으로라도 봉투사용이 많은 점포를 대상으로 눈에 잘 띄는 카운터 등에 부착해 의식제고에 힘쓰겠다”며 예산을 반영해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덧붙여 좋은 아이템을 도입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뜻도 보였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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