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브리핑실 시설변경과 관련해 공무원 직장협의회와 브리핑실에 상주한 기자들간 알력이 심각한 양상이다.
관행으로 제공돼 오던 시청 기자실이 시청이전과 함께 근본적으로 없어지며 일부 기자들의 불만이 싹터왔다. 탁자와 랜선, 전화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만 허용한 브리핑실은 기자 입장에서 볼 때 ‘더부살이’의 불편이 많았던 것.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기자들이 사용하는 일부 책상배열을 조정한 것이 공무원 직장협의회를 자극하는 발단이 됐다.
공무원 직장협의회(회장 엄천섭)는 대의원 총회 의결에서 ‘브리핑실의 본래 운영취지와 기능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불가하다’며, 브리핑실이 일부 기자들의 편익시설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직장협은 당초 브리핑실이 개인별 취재부스 등이 추가된 절충형으로 바뀌어 이용돼 왔으나 임의로 부스를 이동해 변형 시도함으로써 브리핑실로서의 기능수행에 심각한 장애가 예견됨은 물론 실질적인 기자실로 회귀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관련부서에 브리핑실 변형을 반대한다는 공문을 발송하고, 수차 심도있는 토의를 거쳐 지난 7월18일 기자단에 정식 통보까지 했다. 직장협 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일부 신문이 감정적인 기사를 쓰고, 기자들 입김을 받은 공무원들은 직장협을 설득하는 등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엄천섭 회장은 ‘우리는 누군가’라는 제목으로 브리핑실과 관련한 문제와 갈등, 진행과정, 직장협의 입장과 결의 등을 알리고 ‘회유와 압박으로 나를 흔들지만 우리의 명예와 자존심의 문제로 생각하고 당당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엄 회장은 “또다시 감정적인 취재에는 관련 신문사 브리핑실 퇴출과 구독정지 등 엄단할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직장협의회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조회수가 2000회를 훌쩍 넘어섰고, 1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붙여지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댓글은 직장협 회원들이 올린 글로 대부분 기자들의 잘못된 행태를 성토하고, 직장협과 엄천섭 회장에게 힘을 주는 내용이다.
일련의 과정을 겪은 직장협은 앞으로의 대 언론관계에 있어 ▶큰 틀의 건전한 관계정립이 필요 ▶건전한 언론과는 많은 의견을 듣고 정보도 나누는 발전적 관계 설정 ▶내부역량 키워 언론과 대응능력 높임(비정상적 취재행위와 특정언론에 개별자료 제공 억제, 언론과 대응할 수 있는 업무배양 등) ▶본래 목적에 맞는 브리핑실 활성화 ▶대 언론관계 정립을 위한 메뉴얼 개발 활용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엄 회장은 “전국과 충남도내 기자실 실태를 파악·분석해 자료화해 보니 브리핑실과 기자실 공간이 대부분 10평을 넘지 않고, 또한 기자실을 없애거나 브리핑실을 두고 사무실이 없는 기자들에게 한정해 편의를 제공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평택이나 서천 등은 직협에서 강제폐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