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말의 내용전달 부정확, 자칫 사람통제로 오해받기 쉬워일봉산 가는 길. 입구에 들어서자 양갈래길 사이에 작은 팻말이 하나 서있다. 가슴 높이쯤 돼보이는 팻말에는 「개와 함께 등산을 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고 ‘천안시’라는 출처가 기입돼 있다. 일부 사람들이 개와 함께 산책길에 나서다 보니 개의 배설물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고, 개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던져준다는 민원이 제기돼 이같은 팻말이 세워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팻말에 쓰여진 문장이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는 얼마나 될까. 내용인즉 개를 데리고 산행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거기에는 개와 함께 ‘당신도’ 등산을 금해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일봉산에 자주 오른다는 한 주민은 이같은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며 「개와 함께 하는 등산은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는 「제발, 산에는 개를 데리고 오지 마십시오」라고 고쳐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똑같은 팻말이 서너 개 있다고 말했다. 일봉산은 많은 사람들이 산책로나 등산로로 이용하는 명산이다. 기자가 찾아든 정오의 뙤약볕 속에서도 삼삼오오 산을 오르내리고 있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또한 얼마나 자주 팻말을 접하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사뭇 문제가 심각하다. 한 지역작가는 “특히 공공기관은 올바른 표기법을 통해 정확한 언어전달이 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며 빠른 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