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동 버스터미널 건너편 먹자골목에 자리잡은 수지침 천안지회.
4층 계단을 힘겹게 오르니 ‘오시느라 힘드셨죠’하는 벽면의 인사문구가 정겹다. 지회라고는 하지만 일반 운영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은 회원으로 인정하되 회원 관리나 조직체계가 없다. 흔한 사무국장이나 총무도 없고, 운영비도 없다. 그래서 회원이 몇 명인지 감도 못잡는다. 다만 자격증을 가진 자가 30여 명에 이르고, 그중에도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윤형순 지회장을 포함해 4명 정도인 것을 추측해볼 뿐이다.
작은 공간의 지회는 수지침과 관련한 기구와 글로 빼곡이 차있다. 꼭 고시생 책상을 보는 분위기다. 수지침에 대해 관심있던 차에 이것저것 캐물었다.
“건강요? 무척 건강하죠. 본디 건강했던 터에 수지침까지 하니 아플 줄 모르죠.”
자신있는 표정을 보니 내심 수지침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부푼다.
윤 지회장이 설명해준 수지침은 이렇다. 수지침은 70년대 유태우 박사가 개발한 우리의 고유의술로, 정확히는 ‘수지침요법’이라고 불린다.
손이 신체의 축소판이며 모든 기능이 혈에 의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점을 연구해 탄생시킨 수지침요법은 손에 있는 상응부위, 14기맥과 345개 혈처에 자극을 주어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자극을 주는 도구로는 서암침, 서암봉, 서암뜸, T봉, 전자빔, 서암반지 등이 있으며, 여기서 서암은 유태우 박사의 호다.
윤 지회장은 인천에 살 때 ‘주부탈출’의 수단으로 수지침을 배웠다고 한다. 남보다 고되고 억세게 배웠고, 그런 가운데 수지침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대부분 취미에만 머무르는 것을, 그는 침을 놓는 초급을 거쳐 중급에 해당하는 관상, 체질, 복진과 고급인 맥진까지도 섭렵했다.
자격증뿐 아니라 수지침의 전통을 잇는 학술위원 계보로 올라 스스로 만족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 국가에서 인정받지 못한 민간요법에 머물러 있는 것이 수지침의 현실.
“개업이나 부업을 생각하기는 요원해요. 수지침을 배워 자신과 가족, 이웃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해소해 주는데 도움이 된다는 봉사의식에서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죠. 수지침이 가장 좋은 것이 뭔 줄 아세요. 그건 배우기 쉽고, 침을 놔도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점이죠.”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