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당 이점 고려 일방적 내정, 열린우리당측 의원들 심각한 우려 표출정당공천제가 처음 도입된 제5대 기초의회 선거.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했지만 소수정당과의 마찰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총 21명의 의원 중 16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은 5석을 가진 열린우리당에 비해 월등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이 시내 모 음식점에 모여 ‘시의장’직을 놓고 표대결까지 가는 풍경을 연출했다. 초선만으로 구성된 우리당과는 달리 3·4선 의원이 4명이나 되는 한나라당은 이들 모두 의장직에 도전함으로써 내부 갈등이 우려된 상황이었다. 결국 이충재(라선거구) 의원이 전반기 의장직을, 안상국 의원이 부의장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내정했다. 이를 두고 6월27일 열린우리당 5명은 성명서를 내고 “다수당인 한나라당 당선자간 내부표결로 의장단을 사전에 구성한 것은 상생의회 구현을 훼손하고 정당정치 굴레를 만드는 것으로 심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원구성에만 머물지 않고 향후 각종 정책결정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욕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보였다. 한 열린우리당 당선자는 원 외에서 이같은 행위를 가졌다는 것에 불쾌감을 표했다. “의회와 관련된 공적업무는 원에서 이뤄져야 마땅하다”며 “주요논의를 원 외로 가져가 일방적인 결정을 본 것은 앞으로도 사적인 방식으로 자기들만의 이득을 취하겠다는 발상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했다. 열린우리당의 이같은 행태에 오히려 한나라당측에서도 우려를 보이고 있다. ‘과대해석’을 통해 시각을 달리 하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당선자는 “비록 정당공천제로 정당을 갖게 됐지만 기초의회에서 대체 정당간 대립할 정책이나 결정과정이 무엇이 있겠냐”며 “한나라당 내에서 4명이 의장직에 나선 만큼 내부 조율을 거친 것 뿐, 이외 의정활동에 있어 정당갈등이 표출될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강조했다. 오히려 정당소속에 상관없이 한 선거구에 다수 의원이 선출된 만큼 지역간 이기가 발생될 소지가 있으며, 이에 따른 이해관계로 갈등을 빚기가 쉽다”고 일축했다.한 한나라당 도의원 당선자는 “기초의회는 정당 역할에 기대는 의정활동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굳이 상호간에 민감한 반응으로 갈등을 부추겨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걱정했다. ‘다수결’ 원칙을 존중하는 민주사회 의결방식에 따라 한나라당이 각 정책결정을 독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어떤 모습으로 의회가 꾸려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