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축제였다.”천안예총(지부장 윤성희)이 ‘제3회 천안예술제’의 전반을 놓고 자체적으로 ‘F점’을 내놨다. 관객이 없었다는 표면적 실패에 앞서 진정으로 보여준 게 없었다는 근본적인 비판에 공감했다. 지난 6월28일(수) 오후 6시30분. 충남예총 회의실에 모인 예총 산하 지부장들이 모인 ‘평가토론회’는 시종 비통하고 침체된 분위기가 압도했다. 처음 인사말을 건넨 윤성희 지부장이 ‘실패한 축제’였음을 공언하며 “며칠 절망에 휩싸였다. 잘못된 책임은 전적으로 내게 있다”고 고백한 이후 누구도 이같은 분위기를 전환시키지 못했다. 이미 예술제 기획팀이 진지한 평가를 갖고 A4 5쪽 분량에 빼곡이 잘못된 원인과 대안을 강구한 내용들이 회의자료로 올라와 있었다.. 한 명씩 돌아가며 냉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는 ‘못한 부분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며 사례를 들었지만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에 수그러들었다. 자기반성이 밑바닥까지 내려간 후, 서서히 고개를 뻗쳐든 건 ‘기회가 있으니 새롭게 해보자’는 강한 도전의식과 희망이었다. 이날 참석한 한 시청 관계자는 “이번 예술제의 큰 수확은 무엇이 부족한가를 정확히 알고 공감했다는데 있다”며 위안하기도 했다.윤성희 지부장은 모든 의견을 수렴한 후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며 내년에 충실하고 내실있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날 것을 믿고, 모두가 함께 노력하자는 말로 이날 평가회 마무리를 졌다. 거센 비판속에 희망을 쏘다‘2006판페스티발’이라 이름한 천안예술제에 대해 자체비판은 칼날처럼 매섭고 해일처럼 거셌다. 먼저 기획면의 경우 지방선거에 밀려 한달이 늦춰진 6월에 열려 땡볕속에 열리는 등 개최시기가 부적절했고,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정체성마저 상실되는 혼란을 일으켰다. 게다가 치밀한 기획과 운용의 부족, 예총회원들의 참여부족과 분담체계 미흡 등으로 예술제를 통한 협회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도 무색케 했다. 구성과 안배에 치우치다 보니 예술제 이미지가 퇴색하고, 전야제 등에 지속적인 운영의 맥이 깨진 점, 판페스티발의 주테마나 특징이 담겨있지 않은 점, 각 지부의 참신하고 독창적인 프로그램 부족, 개최장소의 접근성 부족 등이 지적됐다. 예년보다 많은 2억원의 예산이 반영됐어도 홍보면에서 더 열악했던 점은 전체적으로 시민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홍보예산 편성의 한계, 특히 선거와 월드컵이라는 특수상황과 백화점식 개별행사 위주에서는 홍보가 절실했다. 운영면도 매끄럽지 못했다. 전시행사와 공연행사의 분리가 주는 일체감이 부족했으며 종합상황실 부재, 자기 협회 행사에만 매달린 각 지부의 행태, 요구예산의 거품, 일부종목 성의 부족 등 많은 부분에서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이같은 성토 후에 이들이 꺼내놓은 개선과제로는 타지역 성공 예술제 벤치마킹, 회원결속력 확대와 책임성 고취, 기획 전문화, 고정관객 확보 위한 자체 노력, 기업 후원, 예술제 컨셉의 혁신과 인식변화, 성공적인 예술제 모델 수립을 위한 용역 의뢰 등이었다. 기획면에서는 8개 지부 종합발표회라는 구태 탈피, 개최장소 고정, 평면적 포맷 지양, 실무적 인력 운용, 창작과 병행된 새로운 컨셉이 필요하며 홍보면에서는 초대권 발행, 중간매개체 활용, 각 지부 홍보분담, 언론홍보 및 홈페이지 활용 등이다. 또한 운영면에서는 협회간 연계행사, 인센티브제를 통한 단위행사 경쟁력 제고 등이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