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정신, 소재, 연관된 그 무엇을 담아내야천안예술제에 향토적인 것을 담아내자는 데는 한 목소리를 낸다. 문인협회 천안지부(지부장 장성균). 올해는 기다란 세로판 현수막에 제각각 작가들의 글을 아로새겨 세워뒀다. 담는 공간이 한정되다 보니 20점 가까운 작품이 모두 시로 채워졌다. 그러나 천안작가의 글이지만 대부분 시상과 시제는 천안을 벗어나 있었다. ‘수덕사에서’란 글을 보며 ‘광덕사에서’였다면 접하는 시민들의 친근감이 훨씬 컸을 것이라는데 일부 문인들이 공감을 표했다. 장 지부장은 “내년에는 회원들에게 천안의 내용을 담도록 시제를 줘야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사진작가협회의 백추현 지부장도 “전국사진공모전에 접수한 작품중 천안이미지를 담은 것은 40점밖에 안됐지만 내년에는 이를 확대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역 곳곳의 이미지를 작품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다. 이미 연극협회는 천안작가인 민촌 이기영 선생을 무대에 올려놓은 바다. 이들 협회 외에도 천안의 춤, 천안의 맥과 닿아있는 그림들, 천안삼거리 등과 연계된 음악들이 쏟아질 수 있을 거다. 모조리 천안과 관련된 것만을 천안예술제로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축제의 주된 것이 뭘까를 고민할 때 당연 ‘천안’의 무엇이 돼야 한다는 것일 뿐. 주최측인 천안예총이 올해 천안예술제의 목적을 밝힌 부분을 보면 ‘천안의 정체성’이란 부분이 분명 명시돼 있다. 그러나 행사 내용상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면 결과론적으로 되짚어볼 때 ‘목적을 상실한’ 예술제였음을 반증하는 것일 게다. 내년엔 진정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순수 천안예술제’가 되길 기대하며, 그렇게 준비했을 때 올해같은 소수 시민이 찾아도 남부럽게 느끼지 않을 당당함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