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천안시장 열린우리당 후보
인터뷰/구본영(열린우리당 천안시장 후보)20여 년간 국무총리실에서 각 부처 행정을 두루 섭렵해 봤다는 구본영 후보가 천안에 내려와 시장후보로 나섰다. 구 후보는 천안이 ‘양적 팽창’에만 치우친 도시로 평가한다. 치안불안, 교통불편, 문화시설 부족, 교육환경 열악 등 사회문제가 심각하다는 것. 그는 천안이 아직 충남의 중심지로 도약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자칫 천안이 주변 행복도시의 변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그가 강조하는 점은 자신이 집권여당 후보라는 점. 그리고 20여 년간 국정 전반에 대한 노하우와 판단력, 조율력을 배운 자신이 천안시장직을 수행하는데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경제, 교육, 문화, 복지, 환경 등 많은 부문에서 특별히 관심갖는 부문 하나만을 선택한다면 어느 부문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도시계획사업’ 부문이다. 도시계획사업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공간과 시민들의 삶의 모습이 바뀔 수 있다. 한 예로 천안 원도심 재개발과 재래시장 활성화 해법은 단순히 재래시장을 지원하거나 아파트만 늘리는 데서 찾을 수 없다. 도시구조를 전면적으로 재편해 시민의 접근성과 도시기반시설을 함께 갖춰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도시와 농촌의 특성이 있는데 도·농이 어우러진 천안이 가장 살기좋은 조화를 위해서는 각각 어떤 발전을 지향해야 하는지.-천안 원도심의 경우 오랜 세월동안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 이젠 전면 재개발을 통해 주거환경개선과 상권 활성화를 모색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신도심 또한 아파트만 늘어났을 뿐 아파트 인근지역의 도로, 주차장 문제, 문화시설과 공원 등과 같은 도시기반시설이 제대로 확충되지 못했다. 따라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환경개선과 문화휴식공간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다. 농촌은 특화된 농산물을 육성·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고, 동남부의 청정환경과 문화역사자원을 묶어 관광산업으로 키워나가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현재 정부와 정치권에서 일부 제기되고 있는 행정구조개편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또한 어떤 구조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행정구조 개편의 문제는 시대흐름과 지방자치 구현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있어 효율적인 접근의 과제로 남아있을 뿐이다. 실례로 들면, 우선 최근 천안시를 비롯한 전국의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에 대해 특례 규정을 적용해 도시계획권, 인사권 등이 자치단체로 대폭 이양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한가지 전제돼야 할 것은 내부의 책임있는 혁신역량 확보와 시스템 개선이 절대 필요하다는 점이다. 결국 지역주민의 참여와 자치역량 강화가 병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자칫 충청남도의 폐지나 천안시와 아산시의 통합 등 행정구조 개편이 형식적인 개편에 그치면 많은 혼선을 초래할 우려마저 있다. ▶천안의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의 정체성은 어떤 것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천안의 정체성은 결국 천안의 역사 속에 담겨져 온 ‘천안의 혼’과 오늘을 사는 ‘천안시민의 천안에 대한 생각과 바람’이 어우러지는 방향에서 만들어 가야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천안의 역사 속에 담겨진 충절과 애국정신의 혼을 유지 확대하고, 천안의 현재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방향에서 만들어 갈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첨단산업과 문화의 도시’라는 컨셉 속에서 역사와 애국정신을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콘텐츠화하고, 천안박물관 개관 등을 통해 천안의 역사를 재정립하는 연구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천안시민사회와 관계전문가의 공론화를 통해 천안의 정체성과 도시발전방향을 구체화 해나가고자 한다. ▶천안의 대표적 축제인 ‘흥타령 축제’에 대한 의견은.-흥타령 축제가 천안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흥타령 축제가 춤이라는 컨셉으로 접근하면서 종합적 축제로서의 한계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천안 문화와 역사에 전통춤이나 현대무용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대표성을 찾지 못함으로써 축제에 대한 시너지 효과는 다소 미흡한 편이다. 따라서 기존 흥타령축제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천안삼거리로 대표되는 지리적 요충지라는 이미지를 살려 ‘팔도민속축제’와 같은 종합적 차원에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천안지역의 삶의 질에 있어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이고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도심지역은 휴식공간과 문화시설이 부족하고, 농촌지역은 저소득 노인의 일자리와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 도심지역이 이같은 현상을 보이는 것은 아파트 공급 위주의 인구늘리기 정책에 치중했던 원인이 가장 크다. 농촌지역의 경우에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노인부양 문제, 농업 생산력의 문제 등으로 인해 농촌저소득 노인의 일자리 문제와 사회안전망 문제가 아주 시급하다. ▶공무원 조직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천안시 공직의 조직진단’ 작업이 필요하다. 천안시의 급격한 인구이동에 따른 시민행정수요의 변화, 정부의 주민지원국 신설과 복지행정서비스 강화 추세 등에 따른 상황변화 등을 고려할 때 증원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에 앞서 업무의 효율적 재배치가 선행돼야 한다.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정리하고 대민서비스 창구를 강화하는 것을 기본으로 업무배치를 새롭게 한 다음 부족한 행정인력을 증원해야 한다. 공직사회에 인사이동과 관련해서는 해당공무원의 희망보직부서 신청을 복수로 받아 가능한 본인의 능력과 적성을 살려나가는 방향에서 운영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이 고위직으로 승진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행정 경험이 필요한 점으로 보직이동이 불가피하다.▶당선을 전제로 했을 때 매니페스토에 따라 내건 공약을 수행시 과정상에 오류나 더 좋은 변화여건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매니페스토의 취지는 ‘참공약’이다. 이 말은 다시 말해 ‘헛공약’을 막자는 뜻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천안시민과 천안발전을 위한 정책이라는 취지와 책임성을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당선 이후 정책공약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좀 더 바람직한 방안이 나오면 당연히 수정?보완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정책공약 과정에서 미처 판단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천안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채택해 나가는 것이 책임있는 행정이라고 본다. ▶천안이 전국에 알려지기로는 ‘천안삼거리’로 유명한데 삼거리에 대한 개발계획을 갖고 있는지. 있다면 개략적이나마 밑그림을 보여준다면. -예로부터 천안삼거리는 삼남의 한가운데에 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천안의 대표하는 중심지였다. 최근 들어 삼거리공원이 조성되고 일대에 천안박물관이 건립되고 있지만 독창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삼용동 천안삼거리 일대에 용인 민속촌과 같은 팔도민속마을과 풍물거리를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팔도민속축제를 개최해 전국이 문화를 교류하던 활기와 명성을 되찾고자 한다. ▶끝으로 유권자에게 한 마디.-2006년 천안시 예산은 1조여 원에 달하며 유권자는 36만9000명으로, 유권자 1인당 대략 1100만원의 귀중한 세금이 시민들의 선택 여하에 따라 향방이 결정되는 중요한 선거다. 시민은 행정기관으로부터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권리가 있다. 30년간의 풍부한 국정경험으로 농촌을 살리고 도시난개발 방지, 지역경제 성장동력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지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