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장의 뇌물공여는 사실무근이라며 기자회견에 나선 시의원들(왼쪽부터 이지영, 김태능, 전종배, 유평위, 이완희 의원)
일부 시의원들 조사결과 사실무근 주장, 신뢰할 만한 조사내용 없어 지난 8일(월) 시장이 몇몇 산업건설위원회 시의원들에게 뇌물공여했다는 기자회견 이후 13명의 산건위원중 5명이 시청 브리핑실을 방문해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명의 참석자는 전종배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태능, 유평위, 이지영, 이완희 의원이며, 이같은 입장발표에 김민기, 김태백 의원이 동조했다. 이들 7명은 자신들 외에도 동료의원간 갈등을 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빠진 서용석, 김동근 의원도 시장으로부터 금전수수한 바 없다는 말을 당사자에게 들었고, 이종익 의원은 도의원 출마자로 시의원직을 사퇴했기에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총 13명의 산건위원중 정세진 의원은 시장이 뇌물공여했고 자신이 받았다고 주장했으며, 신광호 산건위원장은 시장으로부터 청탁이 있었으나 거절한 것으로, 또한 허 전 의원은 자신에게 청탁은 없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이종익 의원을 제외한 9명은 금품수수한 바 없음을 주장하고 나선 상황. 산건위원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기자회견을 주도한 전종배 의원은 “상임위 심사와 예결산 심사, 본회의 최종 심의를 거치는 의회 시스템상 청탁으로 예산안이 확정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뇌물공여건은 공천탈락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허위사실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판단, “동료의원에게 중대한 명예훼손이며 공인으로서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세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잡아떼다가 검찰수사에서 다 밝혀지면 죄가 더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은 비리는 산건위원 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뇌물공여 대상을 시의원 전체로 확대시켰다. 또한 기자가 사실여부를 거듭 되묻자 “증거도 없이 어떻게 이같은 말을 할 수 있겠냐”며 법정공방에 자신감을 내비쳤다.자체진상조사 ‘짜맞추기식’전종배 의원 외 4명이 발빠르게 해명한 ‘시장의 뇌물공여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점과 미흡함을 갖고 있다. 먼저 진상조사라는 것은 비리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들을 조사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하는데 이를 빠뜨렸다. 또한 뇌물공여에 대해 산건위 소속위원을 지목한 점을 고려해 13명의 산건위원이 모두 혐의자가 되는데 몇몇 의원은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사실 무근’을 주장하는 것은 조사의 미흡성을 보여준다. 조사 자체도 의원들에게 금품수수 여부를 묻고 당사자의 대답을 신뢰하는 단순조사일 뿐이어서 의미가 퇴색한다. 받았더라도 발뺌하고 보는 것이 일반인 점을 간과한 것이다. 상임위 심사 외에도 두 번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청탁에 의한 부정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은 더더욱 납득하기 힘든 주장이다. 그동안 시의회 의정활동을 보면 심사과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 예가 숱하다. 심지어 상임위에서 타당성 있게 삭감된 예산도 타 상임위 의원이 자기 지역 예산이라고 불만을 토로해 예결위에서 살아나 본회의를 통과한 예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의원은 중선거구제를 주장하며 혀를 차기도 했다. 일부 예산은 의원 혼자 살리고 죽이는 일을 마음대로 할 수도 있는 시스템에서 이들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