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이란 품어주는 가슴을 의미하기도 하고, 일한 만큼의 수고를 뜻하기도 한다.
산업대로변. ‘품’이란 글자가 한 3층건물 유리창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다. 호기심에 한칸 한칸 계단을 올라가니 작업복 차림의 남자가 수수히 맞는다.
“뭐하는 곳입니까” 묻기 전에 장구와 북이 저쪽 한켠에 보인다. ‘아, 옛 것을 가르치는 곳인가 보다.’ 그러고 보니 그의 생김새가 꽤 놀 줄 아는 사람처럼 보인다.
대학에 들어가 우연찮게 사물놀이 동아리에 들어갔다는 김완성씨. 가락에 취하고 놀이에 흥겹다 보니 문을 박차고 나오기가 쉽지 않았단다. 그렇게 인연이 돼 20년이 넘도록 전통 타악에 젖어 세월을 보냈다.
한걸음 더 나아가 91년에 접어들어 천안에 ‘놀이패 신바람’을 창단했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이름처럼 신바람나게 뛰놀았다. 그에게서 배출된 놀이꾼도 부지기수. 욕심이 차면 비울 줄도 알아야 하거늘, 더 배우고자 하는 욕심만 늘었다. 2005년 정든 놀이패를 뛰쳐나와 사물놀이 ‘한울림’ 충남지회 부회장에 들어앉았다.
“좀 더 전통타악쪽을 하고 싶어서요.” 이유는 간단했다.
지난 4월30일(토)에는 마음에만 두고 있던 전통타악연구소 ‘품’을 열었다. 혼자 좋아서 여기까지 왔듯 아직 전통타악연구소는 저 혼자다.
“사람들을 불러 모아야죠. 학생, 직장, 주부 등 배우고 싶은 사람들 모두가 찾는 곳이 됐으면 해요. 격식이나 부담은 버리고 오세요.”몇 년간 관계를 가져왔던 한 지인은 “이용료가 너무 싼 것 아닌가요”하며 되려 걱정해 준다.
“일단 배움이 먼접니다. 가볍게 접하다 점점 깊어지는 거죠. 사람들이 모여들면 필요한 건 해결되지 않겠어요.” 이 길에 들어서면서 물욕은 버린 지 오래란다. 운영방향에 대해서는 ‘네트워크’에 관심이 많은 듯.
“내 것만 매몰돼 가르치기 보다는 관련된 여러 가지, 예를 들면 탈춤이나 다도, 전통무예 등도 맛볼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주변 것을 함께 알아야 전통타악의 진수도 더 쉽게 깨우칠 거에요” 한다.
복지시설과 초등학교를 출강하는 그는 전통타악연구소 ‘품’이 천안지역 내에서만큼은 전통타악의 메카로 자리매김되길 희망했다.
<전통타악연구소 ‘품’: 041-562-7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