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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페스토를 외치는 당신, 자격은 있나

자격은 있나

등록일 2006년04월2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충남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매니페스토 협약식에 많은 정치인들이 참여했다. 좋은 취지 불구하고 준비안된 후보와 유권자, 검증체계 미흡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매니페스토(Manifesto)’ 바람이 불고 있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후보자마다 유권자를 현혹하는 헛공약을 비판하고 알찬 내용이 포함된 정책서약서를 의미한다. 매니페스토에 따른 후보자별 공약 평가기준은 170년 매니페스토 역사를 갖고 있는 영국의 평가기법인 스마트 지수를 따르고 있다. 스마트 지수는 얼마나 구체적인가, 측정하고 검증할 수 있는가, 정말로 달성 가능한가, 지역의 특성과 연계돼 타당성이 있는가, 추진일정을 명시했는가 등 5가지로 돼 있으며 항목별로 1점에서 5점까지 주어진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공모를 통해 매니페스토를 ‘참공약 선택하기’란 우리말로 바꿔 부르도록 권장했다.충남지역 예비후보자들은 18일(화) 천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책선거 실천협약식을 갖고 매니페스토 협약서를 충남도선관위에 제출했으며,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충남도당은 14일 도당 당사에서 매니페스토 협약식을 가진 바 있다. 참공약, 또다른 족쇄?전국적으로는 강원도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매니페스토 강원추진본부가 결성돼 매니페스토 아카데미, 메니페스토 실천협약식, 유권자위원회 공약평가단 구성 등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외 지난 12일 춘천유권자운동본부가 출범식을 가졌고, 평택도 9개 시민단체들이 준비모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1개 시민단체가 참가한 충남시민연대도 19일(수) 출범식을 갖고 후보자 정보공개운동이나 후보자초청토론회를 통해 정책제안, 공약검증, 유권자 참여 운동을 전개할 계획에 있다. 다만 충남시민연대는 매니페스토 운동에 따른 공약검증 등이 자칫 문제와 위험성을 안고 있음을 우려해 연계성을 작게 두고 있다. 실제 모 지역 예비후보들 공약을 한 매니페스토팀은 이들의 공약에 대해 효율성과 실현성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객관성이 결여된 매니페스토 운동은 또다른 혼동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매니페스토에 대한 평가단체가 많고 평가기준이 다양해 유권자들에게 혼동을 가져다 주기 십상. 게다가 이익단체들의 정책적 입장에 따라 평가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안시에서도 선거때만 되면 각 단체들이 후보자 정책토론회나 서면질의를 통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공약을 은근히 강요하기도 한다. 한 명의 유권자라도 제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후보들 입장에서는 싫어도 맞춰주는 이중성을 띄기도 한다. 후보자, 유권자 모두 미흡기존의 한국 선거에서 나타났던 선거공약은 어떤 식으로 이뤄져 왔을까. ‘이벤트 선거’라는 말이 있듯 그것은 ‘이벤트 공약’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동안의 공약은 시간을 두고 개발한 것이 아니라 타 당 공약 베끼기나 비현실적인 공약, 백화점식 공약 등 대부분 문제를 안고 있었다. 공약이 선거용으로만 이용됐을 뿐, 실제 이행되는 예가 적어 ‘공약(公約)’이 아닌 ‘공약(空約)’으로 끝나기가 허다했다. 당선 이후 후보자는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유권자 또한 무관심으로 일관해 다음 선거를 맞았다. 이같은 선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번 매니페스토 운동이 공약이 끝까지 지켜질 것인가에 줄기찬 공개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문가들은 제기한다. 여기에는 잘못된 공약까지 포함한 것은 아니다. 비현실적인, 문제있는 공약은 후보자가 가리는 것이 아니라 검증단체에서 공개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지켜야 하는 지의 여부를 유권자에게 되물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물론 가장 좋은 공약은 사전에 제대로 된 공약을 내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려면 발굴에 대한 타당성과 충분한 검토를 통해 공약이 제시돼야 하며, 공약발표 시점에서 모두가 공감하는 바를 얻어야 한다는데 있다. 하지만 천안 관내 선거에서 이같은 준비를 갖추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후보를 찾기 힘들다는 데에 이번 매니페스토의 위험성이 도사린다. 게다가 이를 검증·평가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검증단체가 없어 아쉬움을 던져준다. 매니페스토라는 좋은 취지의 운동이 자칫 사장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어 관심이 촉구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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