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한나라당 이완구, 열린우리당 오영교, 국민중심당 이명수, 민주노동당 이요길
한나라당은 지난 14일(금) 이완구 전 국회의원을 충남도지사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지루한 경선’으로 짜증냈던 이 의원 측에서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공주, 홍성, 천안 3개 권역에서 경선투표한 결과 1113표를 얻은 박태권 후보와 857표를 얻은 전용학 후보에 앞선 1148표를 얻은 이완구 의원이 공천권을 따냈다. 당원 3120명과 일반 국민참여선거인단 1872명이 투표권을 가져 이중 2491명(50.1%)이 투표에 참여해 나온 결과다. 물론 여기에는 여론조사 가중치 20%가 합산된 수치다. 박태권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39.2%를 얻어 1위를 달렸으나 당원경선에서 이 후보에게 35표가 뒤져 2위를 하는데 그쳤다. 이완구 의원은 연설에서 “23세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찰서장, 외교관, 행정관, 국회의원 등을 거친 내가 경쟁력 있는 후보”라며 자신과 같이 자질이 풍부한 종합행정가가 도지사 자격이 있음을 주장했다. 한편 박태권 후보는 경선 경쟁자인 이완구?전용학 후보가 선관위에 수사의뢰된 점을 부각하며 “도덕성이 강한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며 타 후보의 부정선거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본선후보들, 저마다 ‘1등 후보감’14일 한나라당이 이완구 의원을 본선 진출자로 확정하면서 도지사 본선 경쟁구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를 비롯해 열린우리당은 오영교 전 행자부장관, 국민중심당은 이명수, 민주노동당은 이용길 후보로 결정됐다. 내부 공천과 관련해 한나라당보다는 치열함이 적었지만 단독후보를 낸 민주노동당 외 타 당들도 경쟁관계가 형성된 바 있다. 열우당은 박상돈(천안을) 국회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다 스스로 포기했으며, 국중당은 뒤늦게 이명수 후보가 영입됐으나 이신범 전 국회의원이 경선을 하자며 끼어들다 조용히 물러났다. 이들 4인 이외는 아직 타 당이나 무소속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 한나라당 충남도지사로 나온 이완구 전 의원은 충남 홍성 출생으로 대전중학교와 서울 양정고,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최연소 경찰서장을 거쳐 충남과 충북 지방경찰청장을 연임했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의원으로 당선, 신한국당 대표 비서실장을 거쳐 자민련으로 옮긴 뒤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반면 지난 3월22일 입당을 통해 열린우리당 대표주자로 출마한 오영교 전 행자부 장관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자신의 경력과 능력, 그리고 여당 프리미엄, 30여 년간 상공부 중소기업국장, 산자부 차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행정자치부 장관의 공직생활을 통해 쌓아온 모든 성과와 경험을 쏟아 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단없는 행복도시 건설’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했다.정당 영향력에 비춰 이번 도지사 경쟁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싸움이 아니겠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자칫 섣부른 판단이 될 수도 있다. 국중당의 이명수 후보는 중앙이 아닌 충남지역에서의 영향력만 보면 이들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 충남을 정치텃밭으로 삼은 국중당과 10년 넘게 충남도지사를 독재(?)해온 심대평 국중당 대표의 영향력을 차치하고라도 그는 충남 행정부지사를 지낸 인물이다. 게다가 충남의 2인자로 자처하는 아산지역 출신이며, 인근 52만이 살고있는 천안은 충남 정무부지사를 지낸 임형재 후보가 천안시장에 출마하고 있는 상황. 충남의 실세 3인방이 총력전을 펼친다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이에는 조금 못미치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천안출신 이용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바짝 날을 세우고 있다. 예전의 금권·관권선거에서 식상한 사람들, 특히 경제한파와 FTA 파고로 서민층과 농민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이들을 대변해온 민주노동당의 입김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의식이 변한 만큼 선거양상이 달라진다는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심대평 전 도지사가 없는 무주공산에 뛰어든 이들 4인방의 힘대결이 정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