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말순(52·대한적십자사천안지구협의회 실장)
천안 적십자비 충남도내 14위… 적십자사 후원 통해 사랑나눔 동참을“태안은 105%가 걷혔다던데 천안은 네 집에 한집이 적십자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상태예요. 충남 16개 시·군 중에서는 아산, 계룡 다음으로 가장 적게 걷힌 거죠.” 전체 총액으로 하면 인구수가 많은 천안이 단연 1위지만 참여율로 따지면 저조한 결과다. 이미 1차 납부기간인 2월, 납부율이 목표에서 한참 미치지 못하자 3월까지 2차 납부기간을 두고 시민들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만난 박말순 천안지구협의회 실장은 얼굴 가득 걱정기가 가득하다. “3월도 반이 지난 지금 납부율은 76%를 겨우 넘어서고 있어요. 이대로 가면 80%를 겨우 넘어서 종료될 것으로 보여요.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내주면 좋을 텐데….” 박 실장은 천안이 충남도내의 맏형격인데 이럴 땐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고 귀띔이다. 도내 16개 시·군을 살펴보면 오히려 농촌지역일수록 납부율이 높다. 몇 년 전 IMF 여파로 금모으기 운동을 벌였을 때도 없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동참해 경기 파고를 넘는데 일조한 바 있다. 박 실장은 어렵게 사는 사람일수록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이해하고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 적십자사 대전·충남지사와 통화하며 박 실장은 천안이 충남의 맏형 노릇을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을 전한다. 꼴찌는 면했다지만 꼴찌와 무엇이 다른가. 사람들이 적십자비를 내지 않는 것은 돈이 없어서나 아까워서가 아닐 것이다. 적십자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홍보가 부족했고, 그에 앞서 신뢰를 주지 못해서가 아닐까. 시내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한 부부는 적십자회비에 대해 “꼭 내 왔는데 안 내도 된다면서요”하는 말투에 가능한 한 내기 싫은 기색이 역력했다. 박 실장은 여러 분석자료를 내놓고 원인을 찾아본다. “적십자사는 공공의 유익을 위한 순수한 봉사단체로 화재 등 재난 및 저소득층 구호, 사회봉사활동, 인명구조, 지역보건사업, 국제활동 기여, 청소년 적십자 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요. 천안도 그에 발맞춰 지역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타 지역보다 결코 못하다는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적십자비가 적게 걷히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그러면서 박 실장은 100%를 넘게 걷은 태안의 경우 그곳 군수가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심과 의지도 크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천안 적십자사의 경우 대표적인 봉사활동을 내세워보라면 바로 ‘무료급식소’ 운영이다. 8년째 쉼없이 해오는 무료급식소는 노숙자 등에게 유일한 위안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최근 전철개통으로 노숙자들이 점점 늘고있는 추세어요. 주5회 점심식사 대접을 하고 있는데 많을 때는 80명을 넘어서고 있죠. 그중 30여 명은 노숙자들인데 낯선 이들도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은 최근 전철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눈에 띄는 현상이죠.” 무료급식소 운영자금은 여전히 부족한 형편. 다행히 봉사대원이 늘면서 걷히는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는 박 실장은 적십자사 회비의 소중함을 거듭 밝히며 시민들이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십시일반으로 세대당 1년에 5000원씩 걷는 적십자 회비는 어려운 이웃에 큰 힘이 됩니다. 화재나 태풍, 침수 등 재난구호를 비롯해 저소득층이나 농촌무료진료, 탈북자 생활정착돕기, 독거노인돕기 등 공공 사회의 안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적십자사를 후원하는 방법으로는 매년 1회 적십자회비를 꼬박꼬박 내는 것과 함께 월 1000원 이상 자동이체되는 적십자후원회원에도 가입해 도울 수 있다고 띔.한편 대한 적십자사는 고종황제가 대내외에 독립국가임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것을 계기로 1905년 칙령 47호로 설립했다. 국제기구는 183개국에서 활동 중이며 제네바 협약은 192개국이 가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