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천안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관)
인구 52만의 천안시. 전국 234개 지방자치단체 중 인구로는 8위, 예산으로는 3위에 해당한다. 사람으로 치면 한창 성장기를 겪고 있는 때. 급격한 변화로 진통도 크고 문제점도 다양하게 노출되고 있다. 오는 5월31일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 정당공천제다 유급제다 중선거구제다 하는 개정선거법으로 예전보다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천안시에 도지사 예비후보 캠프까지 차려지며 자칫 난장판으로 흐를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그런 천안시에 선거관리위원회 김영갑씨가 지도담당관으로 부임했다. 거무튀튀한 피부에 날카로운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성격을 나타내주고 있다. 지난 2일(목) 천안시의회 의원총회가 끝난 후 현역의원 26명이 모인 자리에서 선거법과 관련한 설명회를 가졌다. “보고형식을 취하는 자립니까, 아님 설명하는 자립니까.” 설명회에 나서기 직전 대뜸 강한 어조로 묻자 사무국 직원이 움찔 한다. 그냥 편히 말하면 된다는 말에도 표정이 없다. 의원들 앞에서도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한 의원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한두 명에게 명함을 주는 것도 위법이냐고 묻자 “어떤 사안을 놓고 무조건 처벌하는 건 아닙니다. 사안의 동기가 어떻게 이뤄졌느냐에 따라 처벌의 수위가 다릅니다” 하며 딱 부러진 투로 대답한다. 설명회가 끝난 후 한 의원은 독백처럼 “쉽지가 않아 보이네” 하며 동료의원들과 걸어나갔다. 사람이 약해 보이면 그가 맡은 업무도 얕잡아보이는 것. 특히 정치인들은 자기에게 유·불리를 파악하는데 일가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김영갑 지도담당관의 강한 모습 속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날 불법행태가 조금은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