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49·천안쌍용100인회 회장)5세기 중엽 신라에 거문고를 즐기던 백결 선생이 어느 명절, 아내가 쌀이 없어 남들같이 방아를 찧지 못함을 상심해 하자 거문고로 방아찧는 소리를 내 위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지난 99년 창립된 ‘천안쌍용100인회’는 현대판 백결 선생이다. 지난 2001년 흰떡 2가마를 시작으로 명절날 어려운 이웃에게 떡 돌리는 행사를 시작했다. 명절이라 해도 떡 구경 해보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법.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올해도 떡 나누기 전통은 계속돼 지난 25일(수) 오후 2시경 20여 명의 회원들이 100인회 사무실에 모였다. 이미 흰떡 5가마가 쌓여있었다. 쌀을 바라보는 이상헌 회장의 표정이 밝다. “자 각자 분업해서 떡을 담읍시다” 하는 외침에 따라 회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능숙한 손놀림은 많이 해본 솜씨다. 3㎏들이 100박스가 금새 만들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닌 이 회장은 “직접 전달해주는 것이 도리인데 동사무소에 맡겼다”고 미안해했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과 격 없이 대하고 이해하는 동 직원이 배달 맡기가 부담없다는 것을 나름대로 배려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