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24반 무예는 정조의 명을 받은 규장각 검서관 이덕무, 박제가와 장용영 초관 백동수가 지상무예 18가지와 마상무예 6가지를 정리한 무예도보통지를 만들어 전 군영에 보급했다. (아래)전통무예 24반 권법중 일부.
두정동 신대초등학교 후문 맞은편에 자리잡은 24반무예협회.
도장에는 장창, 죽장창, 기창, 낭선, 쌍검, 마상월도 등 무시무시한 명장기가 즐비하다. 웬만한 이는 잡아당기지도 못하는 활도 걸려있고, 막대기에 쇠몽둥이가 달려있는 편곤도 눈에 띈다.
전통무예를 배우면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 24반 무예. 엄숙함이 서려있지만 온화한 성품의 최재근(35) 관장을 만나보니 “참 재밌겠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최 관장은 24반무예가 조선 정조때 펴낸 무예도보통지를 연구·복원한 것이라고 말한다. 무예24반은 당시 훈련도감, 어영청을 비롯해 팔도 군영에서 교범삼아 익힌 무예로, 무예24반협회는 고구려 평민자제들의 문무를 교육시켰던 민족도장, 경당의 맥을 잇는 전통무예단체라고 말한다.
최 관장은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전통무예를 통한 심신(心身)교육”이라고 강조한다. 무예를 배워가며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고, 진법 등 군사무술을 통해 남과 조화하는 삶을 깨우치게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위험한 병장기를 써야 하니 옆사람이 다칠까 배려하는 마음도 앞서게 된다고. 한때 질병으로 좌절을 맛보다 24반무예를 통해 극복해냈다는 최 관장은 어느덧 24반무예의 마니아가 됐다.
그의 열정은 무예도보통지에 나와있는 내용을 더듬어 도복을 복원해내는 데까지 이르렀고, 전국 최초로 ‘24반무예’란 도장이름을 달기도 했다.
“전국에 24반무예를 가르치는 곳은 20여 곳이 있지만 보통 검도관 등을 함께 운영해오고 있어요. 생소한 무예라 자체 운영만으로 힘들다고 생각한 때문이지요.”
24반무예는 무예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말타기·활만들기 체험을 비롯해 명상과 기공, 정기적인 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건강한 성장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임동규 민족도장 경당 총관장은 “서양은 기사도, 일본은 사무라이, 중국은 협객정신이 흐르는데 반해 우리의 혈맥 속에는 선비정신이 깃들어 있다”며 “이들중 가장 성숙된 사상이라 확신하며, 이미 전투적 실용성이 없어져버린 전통무예를 복원·보급하는 것은 이런 고결한 인격을 도야하는 행동언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24반무예를 소개한다.
지난 16일(월) 개관한 24반무예에는 몇몇 부모와 아이가 호기심에 관심을 보이며 문을 두드리고 있다.
문의: 041-522-8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