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로는 전국 최초 도전… 턱없이 부족한 비용이 발목잡아순조롭게 진행하던 에베레스트 천안시원정대가 난관에 봉착했다. 체력이 부족하면 극기훈련이라도 하련만 원정대라는 배를 좌초시키는 것은 다름아닌 ‘돈’이다.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오성환 원정대 단장의 말이 비장하다. 당초 25명으로 출발했던 원정대는 22차 훈련을 통해 15명으로 압축했다. 모두 갈 수 있길 바랐지만 체력과 비용부담이 가는 자와 남는 자를 구분했다. 천안시 산악인들이 의기투합해 에베레스트 정복이라는 목표를 세운 건 2005년 초. 지자체원정대로는 전국 234개 지역에 앞서 천안이 최초 정복을 꿈꾼 것이다. 이전에 울산과 서울, 대구, 광주 등 4곳만이 에베레스트를 정복했지만 이들은 모두 광역시였다. 올해 대전, 부산, 제주도팀이 천안시와 같은 3월 초순에 출정하려 준비중에 있으나 이들 또한 광역시 규모의 도시다. 충남도가 2002년 12명으로 인원을 꾸려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해봤으나 험악한 기후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되돌아와야 했고, 이제 50만이 넘는 천안시가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자금·경험·직장 ‘열악’이들 앞에 놓여있는 난관 중 가장 심각한 건 자금이다. 다들 에베레스트 등정경험은 없지만 6000m 이상 고지를 오른 대원들이 있고, 극한 훈련을 통해 체력이 보강돼 있는 터. 에베레스트 무경험은 그리 장애가 되지 않는다. 직장도 이미 6명이 사표를 낸 상태. 평생 한번의 기회일 수도 있는 에베레스트 원정에 참여하기 위해 직장도 포기했다. 그만큼 대원들의 각오가 대단하다. 모든 여건이 순조로운데 반해 열악한 자금사정은 자칫 못 갈 수도 있다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천안시민들로 구성된 ‘천안시 원정대’이기에 원정대가 필요한 4억여 원의 자금조달에 천안시에 기댄 바가 컸다. 그러나 최근 천안시가 제시한 금액은 5000만원, 당초 기대했던 2억원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 공보체육담당관실의 정근혁씨는 “올해 출정하는 타 지역이 3000만원에서 7000만원을 지원하고, 우리도 5000만원 선이 적정하지 않나 판단했다”며 “전국 최초의 지자체 원정대니 만큼 취지가 좋다는 생각을 갖고 시 행정이 도움줄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중에 있다”고 전했다. 정씨는 “금전적인 도움이라 시 행정이 나서기도 어렵고, 특히 선거철이니 만큼 오해를 살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대원들이 각자 댈 수 있는 금액은 300만원으로, 이것 말고도 대원들은 300만원의 개인장비를 구입해야 한다. 다행히 한 등산장비업체에서 공용장비 등 7000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등정에 따른 비용을 최소한으로 아낀다 해도 1억5000만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는 오성환 원정단장은 이 때문에 대원도 15명에서 다시 12명만 가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정대는 MBC 동행취재진과 접촉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간접 지원효과를 얻길 바라고 있다. 또한 지역이미지를 높이려는 기업체와도 협력관계를 원하고 있다. “자금사정으로 한때 포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려 한다”는 오 단장은 “천안시원정대가 지자체로는 최초로 세계 최고의 산인 에베레스트를 정복해 깃발을 꽂는 명예를 얻으려면 천안시민의 따뜻한 격려와 성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