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열(65·전천안향토사연구소장)
올 겨울은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거리는 매일같이 하얀 눈에 파묻힌다. ‘천안향토사도 저렇듯 순수한 열정으로만 채워질 순 없을까.’ 버들육거리 옆 건물 4층에 천안화랑을 운영하는 김성열 전 향토사연구소장은 요즘 향토사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무겁다. 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 소장으로 있다가 최근 ‘재정립’이란 명분으로 문화원장이 겸임하게 돼 설 자리가 없어진 김 소장. 향토위원을 전문인력으로 구성하려는 문화원과는 생각이 달라 더욱 망연자실. 그러다 최근 창문 틈새로 희망이 찾아들었다. “천안향토사연구소 이전에 활동했던 천안향토문화연구회를 부활시킬 겁니다.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천안은 그 동안 향토사연구소로 흡수돼 활동해 왔거든요.”문화원이 ‘전문가’를 선호한다면 그가 생각하는 향토위원은 오히려 ‘아마추어’에 맞춰져 있다. “열정 없는 전문가보다는 열정 있는 비전문가가 났습니다. 두 가지를 다 갖췄다면 더 좋겠지만….” 연구회 발족을 위해 이미 30명에 가까운 회원을 물색해 놨고, 조만간 발족모임을 갖겠다는 구상이다. 연구회에 대해 말하면서도 눈빛에는 많은 아쉬움이 묻어난다. 향토연구소가 연구활동 보장, 예산 및 인선 투명성 등이 보장됐다면 이렇게 분리할 필요는 없었을 거라는 김 소장. 그래서 지난 10일(토) 천안시민포럼이 주관한 토론회에 몇 가지 천안향토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꺼내놓기도 했다. 향토사는 검증·검토되고 알기 쉽게 보급돼야 한다는 것, 기 발표된 연구자료를 인용하거나 도용하는 것은 옳지 못한 방법이라는 것, 단체 또는 기관의 독선은 없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이제 연구회는 천안향토사의 뿌리가 될 겁니다. 문화원 부설 연구소와는 선의의 경쟁이 이뤄져, 서로 발전하길 바랍니다.”천안향토사 연구단체가 2006년부터는 독점에서 경쟁체제로 가게 됐다. 갈등에서 결국 분리된 꼴이지만, 긍정적으로는 천안향토사가 올바로 정립되는 전환기를 맞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