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동 서부대로변 아파트 단지 앞 도로 한 켠의 작은 화실. 이곳은 민성동씨가 운영하는 화실이다. 화실에 빼곡이 걸려있는 작품들. 곳곳에 작업대와 어지럽게 널려있는 물감들이 화실의 독특한 향기를 전한다. 그 동안 여기에서 작품활동과 학원운영에 전념해 온 민성동 화백. 그러나 최근 그의 주변을 채우고 있는 것은 온통 선거에 대한 것들 뿐이다. 나이 40이면 아직 젊은 작가로 작품활동에 왕성한 식욕을 보여야 할 때. 하지만 천안미협 지부장 선거에 나섰다. 그것도 현 지부장과는 대학 선·후배 사이이니 ‘어색하고 부담스런’ 경쟁자가 돼버렸다. “많이 망설였습니다. 아직 (지부장에)나설 때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해서 당돌한 용기를 냈습니다.”원함이 적은 데도 직접 나서야 할 절박함은 무엇일까. 그는 현 천안미협이 “투명성과 순수함이 결여돼 있다”고 밝힌다. 특히 이 때문에 회원들간 반목과 갈등이 깊어가고 있어 걱정이라고. 어떤 대상을 비판한다는 것은 결코 즐거운 일이 못되지만 덮어두기에는 서로간에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는 그. “과거의 잘잘못을 떠나서 이제라도 미술협회의 결성 취지를 살렸으면 합니다. 친목도모와 권익옹호를 통한 미술문화의 창달을 바라는 회원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협회가 되길 바랍니다.”선출될 것 같냐는 물음에 민씨는 정색을 띠고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시도 자체가 값진 가치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선은 나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고, 공적이익을 배려할 때 비로소 정상운영이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민씨는 당선보다 문제제기에 더 중요성을 던져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