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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거 만일사- 정취와 문화재에 흠뻑 젖는 천년고찰

문화재 다양, 암반수 맛 일품, 2.5㎞ 산길 오롯

등록일 2005년11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만일사 법당(문화재자료250). 지난 7월1일부터 주5일제가 확대 시행됐다.

이미 공무원 사회와 상당수 기업체가 앞서 5일제를 시행해 왔으며, 이같은 이유로 문화관광유산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지역의 관광산업 육성?발전을 위해 격주로 가볼만한 주요 문화유적(지)을 소개해 지역주민들의 향토 유적에 대한 관심과, 볼거리를 전해주고자 한다. <편집자주>


성거읍 천흥저수지를 끼고 돌아 성거산에 오르는 길.

절벽과 계곡이 맞닿은 길을 걷노라면 어느덧 ‘물아일체(物我一體)’에 빠진다. 어느 고 스님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했던가.

스산한 늦가을 정취를 배어 문 성거산 자락. 가을을 사색의 계절로 본다면 오히려 단풍진 요즘이 적격이다.

성거산은 천안의 모산이자 천년고찰, 만일사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략 천흥저수지 동쪽 오름길로 2.5㎞. 완만한 경사를 타고 깊은 산중으로 오르다 보면 끝머리에 가파른 경사지가 위엄을 보여준다.

고개를 크게 젖혀서야 만일사 담장이 삐죽 보이는데, 그 뒤로 보이는 대자연의 숨결. 그곳엔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서려있다.

만일사에는 총 5개의 문화재가 있는데 법당, 5층석탑, 마애불, 석불좌상, 금동불이 그것이다. 경내가 작다 보니 5개의 문화재는 알림판을 설치할 공간조차 비좁아 보인다. 꼭 야외전시회장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백학이 조각한 마애불?

만일사는 자그마한 건물 3동이 전부. 8부 능선의 자연과 치이지도 않고 치지도 않는 절묘한 조화를 안고 있다.

사원이 개창된 시기는 고려 목종(944년)때이며 1876년(고종13년)에 중건하고 1902년 새롭게 개축했다고 전해진다.

경내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법당(문화재자료250)이며, 법당 내에는 유리문 속에 곱게 모셔진 금동불(문화재자료 258)이 자애로운 미소로 사람을 맞는다.

만일사 마애불(문화재자료255)은 백학이 조각했다 해서 더욱 유명하다.

백학 한쌍이 암벽에 불상을 조각하던 중 날이 저물어 불상을 미완성으로 남기고 날아갔다 한다. 이 때문에 날이 저물었다는 뜻의 ‘늦을 만(晩)’, ‘날 일(日)’자를 사용해 사찰명칭을 만일사로 명명했다고 한다.

만일사에 전해오는 유래는 5층석탑(문화재자료254)에도 깃들어 있다. 고려 제3대 정종(944년)때 왜란을 막기 위해 만일대사에게 명해 조각했다는 5층석탑은 다석층의 옥신석마다 4면에 좌불이 조각돼 있다. 석탑은 요즘 격투기로 한창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최홍만보다 9㎝가 큰 2m27㎝다.법당 뒤편 동굴 속의 석불좌상도 문화재자료 256호로 지정돼 있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면 서너평 남짓한 공간이 존재한다. 들어가는 문 외에 두 개의 조그만 창문을 만들어 빛이 스며들도록 했다.

만일사에 가고싶은 3가지!

첫째 볼거리가 있다. 특히 총 5개의 문화재를 보유한 천년고찰에다 재밌는 유래를 담고 있어 역사적, 교육적 가치가 높다. 아담하고 고즈넉한 경내를 둘러보는 맛이 좋다. 게다가 성거산 8부능선 사찰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風磬)의 맑은 소리는 사욕을 없애준다.

볼거리만큼 만일사가 갖고 있는 보물이 있다. 바로 약수물. 40여 년 전부터 최근까지 이곳을 지켜온 이묘의(91) 주지스님이 발견한 암반수는 주변에서 ‘최고의 약수물’로 인정받고 있다.

이곳에 기거하는 한 보살은 “물이 하도 좋다고 소문나니까 충남대학팀이 약수물을 채취해 연구하고 있다”며 듣기로는 금가루가 물에 섞여나온다고. 물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값어치있는 물’이라든가 ‘충청 최고의 물’ 등의 예찬을 쏟아내고 있다.

이묘의 주지스님이 ‘욕쟁이’로 소문난 것도 물 때문.

많은 사람들이 물을 퍼가지만, 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 화가 나 그랬던 것. 지금도 약수물 앞에는 오후 3시 이후에 떠가지 말라는 문구가 붙여있다. 귀한 것이 해질무렵 밖으로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는 옛날분들의 생각을 지키자는 데서다.

이렇듯 만일사라는 경내 매력도 있거니와 천흥저수지에서 그곳까지 가는 산길 정취도 오롯하기만 하다.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심신의 상쾌함과 함께 주변 풍광이 전해주는 즐거움은 언제인가싶게 만일사 앞으로 안내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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