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소나무들 사이에 소나무재선충병으로 고사된 나무들이 보인다.
경상도 벗어나 제주도, 강원도 감염… 충청권 위협조류독감으로 세상이 시끄러운 때에 ‘소나무재선충’까지 합세해 전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소나무재선충이 피해를 주는 수종은 소나무와 곰솔(해송). 1쌍이 20만 마리로 번식하는 데는 20일, 또한 빠르면 1달 만에도 아름드리 소나무를 고사시킬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산림청은 ‘소나무에이즈’라고도 부르는 소나무재선충병 퇴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역으로 감염되고 있어 사태가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해외에서는 일본, 미국, 중국, 캐나다, 대만, 멕시코, 포르투칼이 피해를 입었으며, 지난 85년 발생한 대만의 경우는 유구송이 거의 전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지난 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 최초 발생한 이후로 경남이 초토화되고 있으며 경북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2004년에는 제주까지 번졌으며, 올해는 강원 강릉지역에도 나타나 전국이 비상체계에 돌입했다. 천안도 11월 들어 본격적인 대책논의와 함께 소나무유선충이 더 이상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검문에 나섰다. 자칫하면 천안은 물론 국내에서 소나무를 보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천안시 관계자의 말이 심각성을 말해준다. 매개충은 ‘솔수염하늘소’ 다행인 것은 소나무재선충이 스스로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개충이 필요한데, 알려지기로는 솔수염하늘소를 통해 다른 나무로 이동하고 있다. 솔수염하늘소 성충 한 마리는 평균 소나무재선충 1만5000마리를 몸에 달고 인근 나무로 이동해 감염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솔수염하늘소는 주변에 먹이가 없는 경우 4㎞까지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기에 더욱 위협적이다. 솔수염하늘소 외에도 매개역활을 하는 대상으로는 감염목을 반출하는 ‘사람’이 있다. 천안시 조재만 산림과장은 심각성을 설명하며 “감염목을 무단반출해 불법이용하는 과정에서 피해가 급속하게 확산되기도 한다”며 “가급적 반출하지 않도록 하고, 하더라도 관계공무원의 검사절차를 반드시 거쳐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는 벌채한 후 훈증, 소각, 파쇄하거나 나무주사, 항공살포, 위생간벌 등 다양한 방법을 실시하고 있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피해지역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 확산피해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것.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의심나면 가까운 산림부서(521-2422)로 신고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육안검사로는 잎이 아래로 처지며 시들거나 고사하였는가, 잎의 색이 옅어졌나, 원목에 탈출공이 있는가 등으로 판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