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규·46·천안 사랑의호스피스 회장“지금은 암담합니다. 하지만 잘 풀리겠죠.”심석규(천안 사랑의호스피스) 회장이 요즘 행복과 고민에 휩싸였다. 꿈에도 바라던 호스피스집과 노인전문요양원이 마련됐지만 ‘절반의 꿈’이 돼버린 상황. 99년 10월 호스피스 창립은 온전히 그의 뜻으로 이뤄졌다. 오래 전 어떤 인생이 값진걸까를 찾던 심 원장은 자신이 가진 의료기술로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소망을 품게 됐다. 오랜 망설임 끝에 호스피스 창립을 주도했고 이후 6년 만에 안정된 꿈을 이루게 된 것. 하지만 정작 앞으로가 문제다. 수십 명의 직원을 갖게 된 요양원이지만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바라는 요양원은 호스피스와 연결되는 중증노인들. 그러자면 자신과 같은 전담의사가 필요한데 요양원에는 생계비를 보장할 만한 직책이 없다. 이사장은 월급이 없고, 원장은 200만원이 채 안 된다. 의사는 1주일에 한두 번 방문하는 촉탁의사에 한한다. 중증노인들에 대한 자신의 의료기술과 보호가 절실한데 ‘돈벌이’ 없이 요양원의 노인돌보기는 어려운 일이다. “정 안 되면 의원을 꾸려가면서 근무 외 새벽과 밤 시간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죠. 하지만 힘든 일이 될 테고, 요양원과 호스피스 운영이 원활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에요.”호스피스 창립 이후 한시도 짬이 없었던 그. 의원을 찾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와중에도 이른 아침, 점심시간, 저녁시간을 빌어 호스피스 환자를 돌보기에 여념이 없었던 생활이었다. 항시 왕진가방을 옆에 두고, 의원 환자에 앞서 죽어가는 호스피스 말기 암환자의 상태에 긴장하며 살아왔다. “갚아야 할 빚도 많아요. 요양원과 호스피스 법인자격을 얻기 위해 5000평을 사들인 것이 대부분 빚으로 남아있죠. 의원 운영의 수익금은 이자 갚기도 바빠요.” 안경 너머로 심각한 근심이 서려있다. 호스피스를 위해 몸과 정신, 거기에 금전까지 다 쏟아부은 심 원장은 기독교적 믿음을 내세우며 “어떻게 잘 되겠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