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화원(원장 권연옥)이 부설기관인 향토사연구소 재정비에 착수했다. 8년간 수장으로 진두지휘했던 김성렬 소장이 그만두고, 권 원장이 소장 겸임체제로 들어섰다.
일단 정비한 후 적합자를 발굴해 연구소장을 맡긴다는 입장이다.
권 원장은 “모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수년동안 기존 인물로 변화가 없는 점, 자기 아니면 안된다는 이기심, 위원이라는 이름만 달고 활동이 전무한 점 등을 개선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권 원장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는 것은 ‘열의’ 부분이다. 직함만 갖고 그에 따르는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는 위원들을 정비하자는 것. 이미 위원들에게는 7월 말까지 위원으로 제 역할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확답을 요구해놓고 있다.
향토사연구소를 ‘전문가 중심’으로 가자는 데는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이다.
안수환 연구위원은 “난 문학하는 사람으로, 향토사를 논하는 직함이 맞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향토사연구소의 가장 큰 문제는 향토애와 향토사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같이 불순물이 끼니까 향토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정비를 옹호하며 “중·고교 역사선생 등 인재들이 대폭 수용돼 천안 향토사가 원활히 굴러가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장한수 연구위원도 “나 또한 비전문인으로 보탬이 되지 않았으며 그런 위원이 많다”고 밝히며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연구위원과 구별해 운영위원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이미 선생과 교수 쪽에서 서너명이 참여의사를 밝혀왔다”는 권 원장은 “고인 물이 썩는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새롭게 하자는 게 내 소신이다”고 강조했다.
일부 반발도 새나오고 있다. 한 향토위원은 “문화원 부설기관이지만 간섭이 심하다”며 “일부 향토위원들은 원고료 등 예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문화원 눈치보기에 바쁘다”고 말했다.
또다른 향토위원은 그동안 문화원과의 관계가 협조관계가 아닌 ‘일방적 이용’관계로 형성돼 왔다고 주장, 이제라도 재정비를 통해 문화원의 정직성과 투명성도 확보하길 바랐다.
지난 7월1일 권연옥 문화원장과 김성열 전 향토사연구소장 등 관계자 9명이 모인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연구위원 확충, 사업비 2000만원 확충, 향토연구 원고료 전체회의 결정 후 채택자에 자료수집비 및 원고료 지급, 현안문제 등에 대한 세미나 및 현장탐방 등을 실시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