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솜씨를 뽑내며 마냥 즐거운 듯.(위)
외국인 여성 ‘전통예절교육’ 만족, 다음엔 한국요리 배울 기회도…꽃떡을 만든다. 분홍, 노랑, 연두, 회색 등 색깔도 다양하다. 주물럭 주물럭, 손가락 감촉이 젖살 오른 아이 살결같다. “자, 여기를 보세요. 이 부분은 요렇게 세모 모양으로 만드는 거에요. 그래서 검은 깨를 다닥다닥 붙여주세요.”강사가 시범을 보이면 17명의 주부들이 고개를 끄덕끄덕. “우리도 만들어 볼까”, “저렇게 이쁘게 만들 자신이 없는데”, “안 이쁘면 어때. 개성 있어 좋지.” 주부들이 소곤거리며 ‘까르르’ 웃는다. 주부들의 손놀림이 어눌한 듯 보이는데 막상 만들어 놓으니 제법 꽃 같다. “우와, 강사님보다 더 멋진데요” 하자 “고맙습니다” 하며 바로 화답이 돌아온다. 지난 20일(수) 성정동 전통문화원구원 다림원(원장 전재분)은 오전 내내 꽃떡을 빚느라 부산스러웠다. 시가 관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전통예절 교육’의 네 번째 시간. 지난 6월29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7월6일 전통예절과 차생활 예절을 배웠고, 13일에는 흥겨운 우리소리를 배웠다. 제법 한국말에 능통한 외국인 주부들은 이구동성으로 “너무 재밌어요” 한다. 주부생활에만 매달리다 이런 프로그램은 처음 접하는 이들이 대부분. 다케으지 가즈에(38·일본)씨는 “다음주 차모음전이 마지막 프로그램이에요. 너무 아쉬워요. 또 없을까요” 한다. 옆에 있던 야마구치 히로미(40)씨가 “한국요리 좀 배워보고 싶어요. 특히 김치만들기 재밌을 거 같아요” 하며 맞장구 친다. 히로미씨는 시어머니가 담궈준 김치를 갖다 먹는다며 ‘김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돈독해 보였다. 이곳에는 처음 교육부터 네 살짜리 김한비가 함께 했다. 주부들 중 김한비는 유일한 젊은 총각. 엄마가 만드는 것도 보고, 직접 조막만한 손으로 만들어 보기도 한다. 활달하고 귀여워 주부들에게 인기 만점. 지난 91년 한국에 와서 일하다 97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천안에서 살게 됐다는 한비 엄마, 펠라(40·필리핀)씨는 요리책 보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남편의 만족감을 얻어내기도 한 열성파.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 해서 너무 기뻤어요.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아요” 한다. 시청 박미숙 여성정책팀장은 처음 실시한 외국인 여성 프로그램이 반응이 좋다며 “프로그램을 지속시키고, 이들의 배움의 욕구를 모니터링 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