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예술극장(대표 유중열)이 지난 6월25일(토) 개관공연으로 올린 극단 천안의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가 총 13번의 공연을 갖고 지난 5일(화) 막을 내렸다.
매 공연 평균 관객수는 20명 안팎으로 적었지만 예술극장은 ‘가능성’을 엿봤다는 것으로 위안 삼았다. 관객들은 공연관람 후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했다.
세 살짜리 아이와 함께 온 관객은 “생각보다 참 괜찮네요” 하는 반응을 보였고, “관 속에서 손이 불쑥 튀어나올 때는 까무라칠 뻔했다”는 30대 관객은 인상적인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예술극장측은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생각보다 관객이 적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유중열 대표는 “제목부터 종교색이 짙어 꺼린 것 같다”고 분석했고, 남태희(극단 천안 연기분과장)씨는 “자극적 코드를 좋아하는 요즘 세대에 맞지 않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뒤풀이 ‘내일은 해 뜰 것’마지막 공연이 끝난 5일(화) 오후 8시가 넘어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하는 뒤풀이가 이어졌다.
김태원 천안 연극협회 지부장은 “모두들 애쓰셨다. 오늘은 연극무대의 끝이 아니라 출발에 선 것이다. 예술극장이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힘쓰자”고 강조했다.
연극인 남상호씨는 “소극장 운영이 무척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 많이 말렸지만, 이왕 시작한 거 열심히 해보자”고 했고, 이번 작품에 방장스님을 맡았던 전인섭 홍성연극협회지부장은 “오래도록 전통이 남는 극장이 되길” 소원했다.
보름 넘게 공연에 매달렸지만 이들 배우들이 손에 잡은 금전은 달랑 20만원. 연극인이자 극단 날개 대표인 채필병씨는 “배고파하며 30년을 연극인으로 살았다”며 “그래도 희망을 보며 손을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화계 전반의 열악한 여건부터 시작해 서로간에 쓴 소리로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한 이날 뒤풀이는 새벽까지 이어지며 그 큰 막걸리통이 언제 비었는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