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으로 보는 사랑티켓 지역민 외면, 차라리 작품지원을…충청남도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지역공연 입장료의 50%를 지원해 주는 ‘사랑티켓’을 발매하고 있으나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예술단체 활성화를 위해 올해 5월부터 첫 시행된 사랑티켓 제도는 충청남도가 3000만원,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그 4배인 1억2000만원을 내놓아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제 값 주고 입장료를 샀다면, 이제 반 값만 부담하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된 것. 하지만 그같은 반값 공연에도 불구하고 6월 말인 현재 판매수는 1천8백여 매에 그치고 있어 지역공연의 열악함을 보여주고 있다. 5·6월 공연행사는 한국음악협회 충남지회의 ‘제15회 향토음악회’와 극단 천안의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라는 2개 공연.지역공연이 입장료의 ‘헐값’에도 아랑곳 없이 무관심한 것에 대해 지역문화도 ‘작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아이와 함께 가끔 공연을 즐긴다는 쌍용동 이모(28·주부)씨는 “이름있는 배우나 스케일이 큰 공연을 선호하게 된다. 자주 볼 수 없는 입장에서 입장료 부담을 떠나 괜찮은 작품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고 말한다.반값공연이 실효성이 없어 보이자 공연 주최측도 굳이 유료공연에 연연할 필요 있겠냐는 반응이다. 충남예총 관계자는 “무료공연은 대관료나 홍보에 혜택을 누리는 부분이 있다”며 “공연측은 굳이 까다로운 유료공연을 위해 몇 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임을 전했다. 손익분기점을 놓고 무료공연이나 유료공연이 별 차이가 없다면 차라리 편하게 공연하자는 게 공연 관계자들에게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지역 공연도 더 이상 소극적인 사고를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의 열악성을 감안해 주민들이 ‘봐주는’ 공연에 목메어서는 더 이상 발전이 없다는 것. 한 연극계 관계자는 “기업에 틈새시장이 있듯 지역공연도 마니아층을 갖기 위한 틈새를 개척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틈새에 대해서는 지역만이 가질 수 있는 향토성. 즉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얘기하는 ‘가장 지역적인 것’을 끄집어 내면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말이다. 충남예총 김태원 사무국장은 “문화예술단체들의 활성화를 위해 관객의 입장료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인데 실제 활성화에 아무 도움 없이 예산만 지원된다면 문제 아니냐”며 이 때문에 사랑티켓의 활용방안을 놓고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사랑티켓 제도와 관련해서는 오는 14일과 15일 양이틀간 한국문예진흥원, 도 담당공무원, 예총 관계자 등이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오는 7·8월 사랑티켓 이용이 가능한 공연은 서천, 예산, 공주, 금산지역의 4개 연극단체가 해당 지역과 일부 타지역에서 공연을 준비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