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환(45·에베레스트 천안시 원정대 단장 )
“내년 5월 세계 최고봉에 천안깃발이 펄럭일 겁니다.”
세계 최고봉을 향해 23명의 천안시민들이 도전장을 냈다.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암벽등반에 심취한 이들이 4월16일 ‘천안시 원정대’란 이름을 달고 에베레스트 정복을 꿈꾸고 있는 것.
체력강화훈련을 통해 살아남는 15명만이 내년 3월 출정에 자격을 부여받는다.
“무척 험난한 도전입니다. 모든 여건을 갖췄어도, 에베레스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죽음과의 사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사망률 9%. 26%에 이르는 K2보다는 안전하지만 열에 한 명이 죽음을 맞는 통계수치는 우리를 긴장시키기 충분하죠.”
광덕산 정상에는 2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한 명은 8600m 지점에서 태풍을 만나 실종됐고, 또 한 명은 설악산 등반시 눈사태를 만나 유명을 달리한 천안대원을 기리는 비석이다.
‘산사람은 산에 묻히는 게 행복’이라고 혹자는 말하지만 동료를 보낸 대원들에게는 항상 가슴 한구석에 에린 아픔이 있다.
암벽등반의 매력에 빠진 지 10년이 된 오씨. 신발가게를 운영하면서도 ‘밥은 굶어도 암벽은 탄다’는 암벽 마니아가 되어 전국의 산을 모조리 그의 발 밑에 뒀다.
심지어 그의 처(이현주·44)와 자녀 세진(19)·세윤(18), 세일(16)이까지 충남등산학교를 졸업한 암벽등반 가족을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이번 에베레스트 등반에 있어 그의 설레임과 두려움은 이만 저만 아니다. 그가 제일 높은 산을 등반한 것이라고는 지난해 랑탕히말라야로 8부능선인 6000m 지대를 밟아본 것 뿐.
“우리에겐 5억원에 달하는 예산 확보와 등반에 필요한 체력과 기술, 적합한 장비구입 등 많은 난관이 있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천안시 원정대’에 걸맞는 천안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격려라고 봅니다.”
오씨는 주변에서 “그런 짓을 뭣하러 하냐”는 말을 듣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한다. “우리는 도전을 통해 인간 한계상황에 부딪쳐 보고, 그것을 극복해 인간승리를 일궈내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이같은 도전을 기꺼이 바라보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우린 무척 행복할 겁니다.”
앞으로 1년 후면 대한민국 천안을 알리는 깃발이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휘날릴 것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