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균형발전에 대한 고민이 1백분간 토론을 거쳐 진지하게 논의됐지만 획기적인 기대감을 갖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도시와 농촌간 보완적 관계 지향, 지리적 특성 이용한 상품개발 전력‘천안 동·서 균형발전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4일(토) 학생회관에서 열려 관심이 모아졌다. 급개발된 서부와는 달리 농촌지역인 동부의 정체성은 언제부터인가 지역민들 스스로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을 붙여놓고 있었다. 농촌의 어려운 현실은 전국적인 문제지만 도·농 복합지역인 천안은 농촌의 상대적인 박탈감, 그것이 더욱 농민의 불만을 자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도·농지역의 특성상 토론회 안건으로는 좋은 주제의 하나. 하지만 이번 토론회는 행사 주최측이 동부를 선거구로 하고 있는 양승조 국회의원이라는 점과, 행사 진행이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같은 분위기를 주는 등으로 볼 때 지역현안의 보다 깊은 통찰보다는 정치적 이벤트화되는 경향이 높았다. 다소 전략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토론회는 3명의 발제자와 4명의 토론자가 1백분간 쉼없이 의견을 토해냈지만 열정에 비해 성과는 다소 미흡했다. 동서 균형발전이라는 주제를 내세웠지만, 실제 흐름은 낙후한 동부쪽을 어떻게 발전시킬까 하는 주최측의 의도된 흐름. 여기에 참여자들의 토론의 깊이가 얕았기 때문이다. 발제자들의 견해도·농 통합도시의 균형발전 전략이라는 주제로 첫 발제자로 나선 최재섭(지역개발 전략연구소장) 남서울대 교수는 “그동안 지나치게 도시개발에 집중되다 보니 농촌지역에 상대적인 불균형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 중 하나로 최 교수는 지난 95년부터 2004년까지 도시부의 인구성장이 1.98배를 기록했지만 읍·면부는 1.4배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균형발전방안은 도·농이 대립이 아닌, 상호 의존적 관계를 지향해야 함을 강조하며, 특히 농촌지역은 농업클러스터 도입, 벤처와 접목한 1?5차 산업화, 연합마케팅과 통합공동브랜드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인근 안성시를 농업클러스터의 성공적 사례로 꼽은 최 교수는 농업경영체 조직화와 지역농업 네트워크를 형성해 활기찬 농업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개선방안 및 도로확충 대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동녕 단국대 교수는 시정 자문에도 적극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동·서간 발전속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순환도로망이나 동서간 간선도로망을 구축하고, 간선과 지선으로 구분하는 벽지노선 개선에 대해서는 ‘콜 버스센터’ 도입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권했다.이승철 호서대 교수는 ‘낙후지역의 생산기반 확충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이 교수는 “불균형을 동·서로 나누는 것보다 근본적으로는 동지역과 읍·면지역, 도심지역과 농촌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하지만 노령화, 열악한 생활기반시설, 낮은 소득수준, 각종 규제에 묶여있는 지역이면서 넓은 면적과 쾌적한 자연환경 등 장점도 갖고 있음”을 밝혔다. 그가 기본적 분석을 통해 내세운 발전방향은 크게 세가지다. 제1안은 농업을 고부가가치하 하는 것으로, 유기농이나 특화작물을 생산하는 것을 들었다. 또한 제2안으로 관광농원이나 실버타운 건설, 3안은 환경친화적인 산업 유치를 꼽았다. 하지만 어떤 것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현실상의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하며, 이같은 내용은 이론적 측면에 치우친 것임을 언급했다. 토론자들의 견해토론자로 나선 4명은 자유롭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발표했다. 이승훈 충남시사 편집국장은 동·서 균형발전의 대전제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시민 화합’이 우선돼야 함을 강조하며, 특출한 자연환경을 가진 동남부권의 특성을 살려 관광산업 등이 체계적으로 발전되도록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충준 시청 기획정보실장은 “천안은 이미 4대 권역별 발전방향을 세워두고 추진 중”임을 밝히며 고품질 농산물 마케팅 전략이나 공동브랜드화, 농촌체험과 연계된 유적지 관광, 장기적으로는 용인, 하남시 등이 추진하는 경전철 추진 등을 모색해 봐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한 조원길 남서울대 교수는 시 발전을 위해서는 ‘이웃지역간의 연계발전’도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춘식 천안대 교수는 “천안발전은 천안을 이용하는 이용객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이렇게 볼 때 오히려 훌륭한 관광자원은 동부쪽에 많다는 잇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 경제적 흐름이 있고, 여러 가지 발전적 여건이 조성된다”고 설명하고 긍정적인 면에서, 또한 문화적인 측면에서 동부의 발전방향을 계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