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비 2억2500만원 미술장식 논란… 과다책정 문제제기천안시청 신청사 내 의회동 입주를 앞두고 미술장식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신청사 연면적은 총 4만1458㎡. 이중 의회동이 차지하는 면적은 10% 남짓한 4천1백15㎡이다. 시의회는 의회동 입주 전에 일괄 구매해 설치할 미술장식비로 2억2500만원의 예산을 지난 21일(토) 추경안에 올려 통과시켰다. 의회가 올리고 의원들이 에누리 없이 통과시킨 것이다. 시청 예산부서에서 1차 걸러준 것은 그나마 다행. 시청 관계자는 “당초 많은 예산이 올라왔으나 일부 삭감한 것”임을 밝혔다. 9500만원어치 그림작품은 당초 1억4000만원, 8000만원이 통과된 청동 조각품비는 당초 1억원이 올랐던 것. 천안YMCA나 천안KYC 등 시민단체는 ‘예산이 과다하게 책정됐다’며 시의 방만한 예산을 감시하는 의원들의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의회 ‘우리도 할 말 있다’의회 예산을 사전 심의했던 운영위원회의 이충재 위원장은 “미술장식 비용과 관련해서는 우리도 신중을 기했다”며 해명했다. 그는 당초 시의회가 미술장식비를 올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시가 소장해온 기존작품으로 꾸며주길 바랐지만 시청사에 쓸 장식도 부족하다는 답변을 시로부터 들었다. 현재 의회에 갖고 있는 작품을 파악해 보니 20여 점. 그중 복사본 등 못쓸 것을 폐기처분하면 8작품만이 재장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의회 사무국이 올린 장식비는 시청 예산부서 1차 삭감을 거쳐 의회 운영위원회로 심의가 넘어왔고, 운영위원회도 과다하다는 판단하에 총 2억2500만원중 1억2500만원을 삭감해 예결위로 넘겼다. 하지만 예결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작품이라는 것이 구입비를 줄이면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식했다. 상정된 작품비도 충분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고, 올라온 예산을 삭감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문화예술인들의 불만도 접하며 결국 모든 예산을 당초 올린 대로 통과시켰다. 이제 9월이면 의회 입주와 함께 수십점의 미술장식품들이 먹물도 마르지 않은 채 의원들을 반겨줄 것이다. 의회에서 자체 미술장식비를 올린다?시 청사관리 부서의 최관호 용도팀장은 “시와 의회의 회계가 다르다. 요즘은 사업소도 독립회계로 운영하는 추세다. 의회는 더욱 독립기관으로 봐서 물품구입 등 예산사용에 시가 관여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시와 의회의 예산사용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미술장식은 시 문화관광과 문화예술계가 전체적인 부분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어떤 작품을 어느 비용으로 어떻게 구입하는지 요령을 터득하고 있다는 얘기. 하지만 이번 미술장식품 구입과 관련해서는 의회와 문광과간에 어떤 협의나 자문도 없었음이 드러났다. 시 문광과의 모 관계자는 “시의회가 미술작품비를 따로 올리는 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대형작품의 경우 시는 당초 시청 입구와 의회동에 설치하려 했으나 의회가 자체 구입비를 올리는 바람에 한 점은 의회동이 아닌 시장실 입구에 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서예작품도 점당 100만원씩 30점을 올렸지만 관내 한 서예가는 “작품을 내걸만한 서예가가 십수명을 넘지 않으며, 보통 80만원선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의회 관계자는 “서예작품의 경우 의회동 내 공간이 30개가 넘는 점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비전문가가 추정하는 예산은 정확도가 떨어지며, 작품의 질적 구별도 낮아 좋은 작품을 제값에 구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어 예산낭비로 도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구입과정 투명·효율성 확보해야미술작품 비용 자체가 논란의 핵심은 아니다. 예산이 가장 시의성 있게, 또한 가장 적합하게 배정돼 결정됐냐는 것이며, 금전적 가치만큼 빛을 볼 수 있느냐는 것에 있다. 이에 대해 천안에서 활동중인 한 예술가는 “당장 완벽하게 꾸밀 필요는 없다. 연차적으로 좋은 작품을 구입해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소한의 작품이 설치·장식되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개인전 등에 한 점씩 구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통과된 예산도 세부계획에 따라 적절한 선에서 구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청 기획담당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대략적인 개념에서 예산이 세워진 것이니 만큼, 구입과정에서 효율성을 담보하고 가능한 절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의회동 미술장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의원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에게 혜택을 부여하기보다 투명성 있고 공개적으로 좋은 작품을 사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구입과정에 효율성과 투명성이 제고될지 시민단체와 문화예술인들의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