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동 휴대폰 협회는 지난 2003년 6월 특화거리 지정에 따른 기념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지정 2년, 조형물만 덩그러니천안시가 성정가구거리를 특화거리로 지정한 지 2년여.. 하지만 변한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 해당 상인들의 자구노력도 미흡했지만 시 행정의 부족한 관심과 지원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화거리로 지정됐다 해서 가봤거든요. 근데 가구거리를 알리는 조형물 외에는 예전보다 달라진 점을 찾아볼 수 없던데요. 특화거리가 맞긴 맞나요?” 한 가정주부(42·불당동)가 얼마 전 자녀와 함께 가구거리를 찾았다가 실망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시도 이같은 지적에 일부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했음을 시인했다. 그동안 조형물 건립과 특화거리를 알리는 홍보는 한 바 있지만 상인들과 깊이있는 협의를 통해 활성화를 도모하지는 못했다는 것. 성무용 천안시장은 시장 당선 후 특화거리로 지정했던 장본인. 성 시장의 주문에 따라 성정가구거리가 특화거리로 지정됐고 이후 문성동 휴대폰거리, 병천 순대거리, 중앙동 교복거리, 원성동 고추시장까지 지정됐지만 일부에서는 같은 업종의 업체들이 특혜 아니냐며 오히려 반발을 사고 있기도 하다. 시는 특화거리에 대한 개념을 해당 상인들의 몫으로 돌리는 입장이다. 특화거리의 주체는 그곳의 해당 상인들이며, 시는 간접 지원성격을 띠는 객체의 성격임을 밝힌 것.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특화거리 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는게 현실이기도 하다. 당초 특화거리 지정과 함께 경기 활성화에 기대가 컸던 가구거리 상인들은 대단한 결집력을 보였지만 얼마 못 가 ‘흐지부지’ 됐다. 그들 또한 시 행정에 기대어 객체로써의 입장을 가졌다가 어떤 변화도 감지되지 않자 자신들의 기대가 높았음을 깨닫고 돌아서버린 상태다. 가구거리의 한 임원은 “지난해 가장 큰 현안인 주차장 확보문제로 인도를 개선하는 방법을 시에 제안했으나 시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기다리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문성동 휴대폰 거리는 상태가 더욱 안 좋다. 이곳은 업체간 똑같은 상품을 경쟁적으로 파는 특수성으로 이웃간에도 으르렁거렸으나, 특화거리 지정과 함께 협회가 구성되고 ‘뭔가 해보자’는 의지가 강하게 엿보였다. 하지만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조차 몰라 갈팡질팡했던 이들은 지정만 해놓고 관망하는 시에 도움을 바라기 어렵자 차츰 지정 전의 관계로 되돌아갔다. 이곳 이성인 회장은 누구를 탓하겠냐며 1차적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전했다. 그는 “똑같은 상품으로 경쟁해야 하는 휴대폰 업체들의 특수성이 특화거리와 성격이 안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화거리 지정 당시에도 이같은 문제는 안고 있던 만큼 이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휴대폰 특화거리 협회는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천안역에서 터미널에 이르는 길목에도 휴대폰 업체들이 몰려있어 문성동의 특화거리 자체도 형평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중앙로 확장공사로 당초 15개 점포에서 3개 점포가 이전하며 오히려 쇠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정 단위면적에 동종업체가 군집해 있는 곳을 ‘특화거리’란 이름으로 지정해주고 있는 천안시. 제반여건이 뒤따르지 않는 특화거리는 자칫 ‘특화’에 대한 희소성과 매력을 잃고 ‘남발’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닌 것으로 의미가 퇴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