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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근엄한 표정의 ‘천안삼태마애불’이 있다

신라시대 자장율사 조각? 고려시대 양식? 불분명… 보물 407호 지정

등록일 2005년05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태학사 뒤편에 자리잡은 보물 제407호, 삼태마애불.


올해 7월부터 주5일제가 확대 시행된다.

이미 공무원 사회와 상당수 기업체가 앞서 5일제를 시행중에 있으며, 이같은 이유로 문화관광유산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지역의 관광산업 육성·발전을 위해 격주로 가볼만한 주요 문화유적(지)을 소개해 지역주민들의 향토 유적에 대한 관심과, 볼거리를 전해주고자 한다.

완연한 봄기운을 담은 지난 3일(화) 차를 끌고 풍세면 삼태리로 향했다.

풍세 남관리를 지나 629 지방도를 따라가는 길. 풍세면사무소 못 미처 태학산휴양림과 아산 호서대로 우회해 10분여 가니 작은 마을 사이로 태학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왔다.

휴양림은 평일임에도 사람들로 제법 북적였다. 단체로 온 상춘객도 꽤 눈에 띄었고, 인근 마을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봄볕을 피해 벌써부터 피서(?)를 오고 있었다.

각종 놀이·편익시설을 지나 산길을 오르면 괜찮은 산중이면 으레 하나씩 나타나는 사찰이 사람을 맞는다.

‘태학사’.

주변 아름드리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며 지어진 태학사는 아담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고즈넉한 사찰의 종을 울려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몇 가닥의 줄에 매달린 연등으로 석가탄신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린다. 태학사 뒤편의 널찍한 공터는 시가 ‘잔디광장’으로 명명한 곳이다. 주변 수목과 어울리며 별천지를 보여준다.

풍광을 반찬삼는 약수터의 물맛도 갈증과 함께 속세의 찌든 분진을 말끔히 없애준다. 잔디광장에서 명경지수의 마음을 갖추고 산길로 몇 걸음 올라가자 갑자기 시야에 삼태마애불의 자애로운 미소가 고향의 품안처럼 정답게 들어온다.

마애불, 천년을 인자한 모습으로솔 향기 가득한 깊은 풍세 태학산(해발 455m) 자락. 그 시작점에 ‘천안삼태마애불(보물 제407호)’이 자리잡고 있다.

신라 제28대 진덕여왕(654년)때 자장율사가 조각했다고 하니 사람으로 치면 1300살도 넘은 할배다.

일각에서는 조각기법이 전형적인 고려시대 양식임을 들어, 진위는 당장 논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산 속에 자연이 남긴 집채만한 바위(화강암) 하나가 놓여있고, 그 바위에 높이 7.1m에 폭 2.1m의 자태를 가진 삼태마애불은 위로는 하늘을 벗삼고, 아래로는 속세에 발을 담근 중재자의 모습이다.

독립된 암벽에 고려시대 양식을 담고 서 있는 마애불은 동쪽을 바라보고 있어 직사광선을 받도록 했으며, 조각 수법이 힘이 있어 보이나 전체가 비만한 편이다.

시는 이곳에 철제 울타리를 둘러치고, 안내판을 설치했다. 마애불이 조각된 바위는 뒷부분이 오랜 풍상 때문인지 몇갈래로 갈라져 부서졌고, 바위 틈에서 자라나는 나무도 눈에 띈다.

조각된 지 1천년이 지났음에도 그 형태가 온전하고 뚜렷이 보전돼 있음은 조각가의 정성과 뜻이 하늘에 닿았음이려니. 산 타는 재미도 만끽삼태마애불을 거쳐 등산하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아담한 산이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은 우습게 보지 않는 산이기도 하다. 급격한 경사도에 푸석한 흙길은 미끄러움이 심하다.

이 때문에 발길닿는 곳의 나무들이 수난을 벗어나지 못한다.삼태마애불이 있는 산은 태학산 정상 옆에 붙은 ‘새끼산’이다. 만만찮은 산행은 실제 새끼산을 지나 눈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어미산이다.

이미 8부 능선을 오른 터라 코 앞의 정상을 쉽게 생각하지만 30도 이상의 경사도는 정상까지 마음놓을 수 없게 만든다.

오르며 틈새로 내려보이는 경치는 어떤 것에 비할 바 아니다. 아산 한쪽과 천안 시계가 한눈에 내려보이며, 특히 정상 팔각정에서 바라보이는 시계는 가슴까지 탁 트이게 한다.

명산의 기운까지야 느낄 수 없지만, 가까운 지역에서 마음 내고 찾아들 수 있는 산으로 손가락에 꼽힐 수 있을 것.

녹음 짙푸른 요즘, 태학산 산행은 더욱 운치를 던져준다.삼태마애불도 보고, 겸사겸사 즐거운 산행도 하는 유익함이 가까운 태학산에 있음을 아는 이 얼마일까.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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