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모두 관객으로 모셔도 부끄럽지 않은 무대 준비 극단 ‘천안’(대표 김태원)이 대단한 연극을 준비중에 있어 관심이 높다. 경제불황과 지역 내 소극장이 없어 극단의 형편은 여전히 열악하기만 하다. 하지만 오는 6월 초순에 열릴 ‘천안예술제’의 화려한 성공을 위해 최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열의로 똘똘 뭉쳤다. “이번에 준비하는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이하 목탁구멍)는 우리가 그동안 올린 70여 작품중 최고 히트작이었죠. 충남연극제 대상은 물론 전국대회에서도 단체장례상을 수상 관계자들을 깜짝 놀래켰으니까요.”그 때(1991년)가 극단 ‘천안’으로는 최고의 주가를 올릴 때였다. 당시 출연진 7명 모두 삭발하고 혼신의 열연 끝에 그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목탁구멍’을 통해 삼성문예상과 서울연극제 및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수상한 이만희 작가의 대사들은 문학적·철학적이고 전체적으로 조화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천안 유일의 극단, ‘천안’이 다시 한번 혼신을 다해 무대에 올리는 ‘목탁구멍’이 천안예술제 기간인 6월12일 시민회관 대강당에 올려지며 연극 마니아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목탁구멍’에 녹아있는 휴머니티이 작품은 한마디로 세속적 번뇌와 견성의 과정을 극화한 불교극이라 말할 수 있다. 떼강도에게 겁탈당한 아내. 고통스런 기억을 벗기 위해 입산, 도법스님으로 생활하지만 본질적 고뇌로 번민하는 인간 방황을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자칫 불교극으로 보일 수 있어 철학적 관점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내용에서는 자칫 깊은 주제로 딱딱해질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노스님의 달관적 경지에서 사미승의 주책스러움을 적절히 조화시킨, 그래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죠.”7명의 출연진 중 2명은 14년 전 당시 출연해 호평을 받은 바 있는 검증된 배우다. 게다가 작품의 격을 더욱 높이기 위해 대학로에서 배우도 초빙했다. 비록 40여 일의 촉박한 준비기간이지만 작품 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3명의 배우와 4명의 조연배우가 어우러지는 ‘목탁구멍’. 특히 주도적인 배우들의 대사 분량이 상당해 얼만큼 소화해낼 것이냐가 성패를 좌우할 듯 보인다.극단 ‘천안’은 현재 연습실조차 없어 충남예총 사무실 한켠에서 밤에만 모이는 ‘올빼미’ 생활에 바쁘다. 목탁구멍에서 던져주는 ‘일체유심조(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란 메시지는 연습에 몰두하는 배우들에게 요즘 딱 들어맞는 말이 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과 배우가 하나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천안 연극협회장이자 극단 천안 대표 김태원씨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